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20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에게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뉴욕 사회과학원의 리온 시갈(Leon Sigal)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아무리 힘쓴다고 하더라도 미국을 대신해 북핵 협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시 대통령과 후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의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서는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더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후 주석은 그러나 중국은 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현재 어려움에 처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당사국들이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느낄 때까지 미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현재 북한과 협상을 할 의도가 전혀 없으며, 이 상태로는 핵문제 해결에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igal: The difference remain until Bush administration feels compelled to negotiate, we are not going anywhere.

시갈 연구원은, 현재 미국은 중국에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실제 북한 핵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국교정상화, 경수로 제공 등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한 대가로 약속한 제안들을 실제로 행할 의도가 있느냐가 북핵 해결의 관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은 이미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약속한 9.19 공동성명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과의 협상 몫을 중국이 미국 대신 할 수 없다면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Sigal: Everybody in Asia knows that Hu is not about to put pressure on the N. Koreans.

이번 중-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핵문제의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박재규 전 남한 통일부장관은 21일 남한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자신이 파악한 부시 대통령의 뜻과 워싱턴 분위기를 북한에 전달하고 나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