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에는 해공 신익희 선생이 갑자기 서거해 사실상 여당 후보가 독주한 대선이 치러진 적도 있었다. 만일 북한 당국이나 대한민국 내의 친북사회주의세력이 우파대연합(한나라당 포함)의 대선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확정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무모한 모험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


제성호

안경호가 내뱉은 난폭한 말들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내년 2007년 대선은 우파대연합과 좌파대연합간의 전면적 충돌이 될 것으로 내다 보인다. 선거 열기는 그어느 때보다도 과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도 한국의 대선에 깊숙이 관여하여 정치공작을 전개할 것이 분명하다. 조평통 서기국장이 한국에 와서까지도 과감하게 한나라당이 재집권할 경우 남북관계 파탄 및 전쟁의 화염 도가니 운운하고 있는 것이 그 점을 잘 시사하고 있다. 그러기에 예상치 못한 돌출상황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정치인 테러이다. 이미 지난 번 5.31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박근혜 대표에 대한 테러는 그런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1950년대에는 해공 신익희 선생이 갑자기 서거해 사실상 여당 후보가 독주한 대선이 치러진 적도 있었다. 만일 북한 당국이나 대한민국 내의 친북사회주의세력이 우파대연합(한나라당 포함)의 대선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확정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무모한 모험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우파는 여기에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에 우파는 대통령 선거 법제의 불비 혹은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에 철저한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관련 법령의 개정이 필수적이다.

여기서는 대통형 후보 등록문제만을 주로 설명하기로 한다. 이와 관련 공직선거법 제48조 이하에서는 대통령 선거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후보자의 등록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선거일전 24일(후보자등록신청개시일)부터 2일간(후보자등록기간)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법 제49조 1항).

정당은 후보자등록후에는 등록된 후보자에 대한 추천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중대한 흠이 있다는 것이 발견돼도 그는 취소, 변경될 수 없다. 오로지 사퇴만이 강요될 뿐이다. 이러한 규정은 야당 후보에 대한 여권의 정치공작의 결과 악용될 소지가 높은 규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적어도 대선후보 등록 이후에는 대선후보에 대해 카더라 수준의 비방, 추문에 관한 소문이나 폭로성 양심선언에 대해서는 이를 신문/방송에 기사화하거나 보도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해당 행위를 한 자를 엄벌에 처하는 입법(예컨대 정치공작금지법 제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음 후보 등록 기간 중 혹은 후보 등록후 대선 후보가 테러 등으로 사망하거나 기타 이유에 의해 유고된 경우 어떻게 되는가? 이에 관하여 공직선거법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정당추천후보자가 후보자등록기간중 또는 후보자등록기간이 지난 후에 사망한 때에는 후보자등록마감일후 5일까지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 및 제49조(후보자등록 등)의 규정에 의하여 후보자등록을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후보자등록마감일후 6일 이후 대통령 선거일까지의 사이 기간인 17일간(대통령 선거일인 D Day 24일전으로부터 2일 간의 후보등록기간을 빼고 다시 최대 5일의 추가등록기간을 다시 빼면 17일이 남는다), 이 사이에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사망한다면, 극단적으로 말하여 대통령 선거일 하루전에 야당 후보가 사망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꼼짝 없이 여당 후보가 승리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야당 후보가 유고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하시라도 다른 후보를 대선 후보로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대통령 선거 투표 용지에 인명을 바꾸고 그 많은 투표용지를 휴지화해서 다시 찍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야당의 1순위 대선 후보가 유고된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2순위 후보가 즉각 이를 승계하여 대통령 선거에 나갈 수 있도록 중앙선관위에 추가등록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일견 그래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또 이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에도 있다. 대선 후보를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 경우 정치인테러는 반대편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대선 후보 망상증에 빠져 있는 자기 당 소속 경쟁자가 테러를 일으킬 소지도 없지 않다. 또한 자당 소속의 경쟁자가 자기 편 후보에 테러를 하도록 사주하고도 상대편에서 테러를 한 것으로 선전하고 언론방송에 떠들어댈 경우 그는 대선에서 무조건 승리할 수 있다. 국민들이 테러를 가하는 정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2007년 대선이 몹시 골치아픈 정치게임, 정치공작의 장으로 화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충분히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아무튼 현 대통령 선거제도는 후보등록 마감일 5일 이후 대선후보에 대한 테러와 유고상황이 발생한 경우 꼼짝없이 대안 카드를 내밀 여유 없이 반대편의 단독(혹은 둘 이상) 후보만으로 대선을 치르게 되어 있다.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여야는 이에 대비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최선의 결과를 내놓길 바란다.

이와 관련, 안경호가 내뱉은 난폭한 말들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및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