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이 일부 해제됐다는 보도에 대해 마코오 금융당국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 자금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사전협의가 필수적이며, 특히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조사가 끝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카오 금융청은 21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있는 북한 계좌들이 여전히 동결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청 은행감독국의 헨리에타 라우 부국장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 일부가 해제됐다는 보도의 취재원이 어딘지 모르겠다며 보도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앞서 남한 연합뉴스는 20일 중국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국 당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계좌들 가운데 불법행위와 관련없는 계좌를 풀어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중국당국의 조치로 풀린 북한 자금이 약 1천 2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국제문제 자문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부르스 클링너(Bruce Klingner) 아시아 담당 분석관은 21일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회견에서 중국이 동결된 북한계좌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미국측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Bruce Klingner: (If they want to release the fund it would have to be clearly identified as accounts unrelated to any kind of N. Korean illicit activities.)

중국이 북한자금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해당 계좌들이 북한의 불법행위와 상관없다는 점이 분명히 밝혀져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중국 당국의 소관사항이지만, 미국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해 벌이고 있는 조사와도 발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 재무부의 몰리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20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조사가 끝났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불법행위와 상관없는 북한계좌만이라도 먼저 풀어주자는 제안을 중국이 미국측에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Niksch: (China may be arguing that taking step like this would help facilitate progress in six-party talks.)

묶여있는 북한 계좌를 풀어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을 촉진할 수 있다고 중국측이 주장하고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6자회담이 열렸을 때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자금을 모두 풀라고 요구하면서 회담을 질질 끄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중국이 펴고 있을지 모릅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작년 9월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행정규제안을 내놓았습니다. 그 뒤 마카오 금융당국은 북한이 이 은행에 맡겨둔 2천4백만 달러를 동결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