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맹폭을 가하고 있다.

19일 손 전 지사의 탈당 직후 잠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한나라당은 21일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집중포화를 개시했다.

강재섭 대표는 2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1997년도 대통령 후보 선출할 당시에 구룡(九龍)이라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탈당을 하고 경선 불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용이 이무기 아니면 미꾸라지로 다 변해버린 그런 일이 있었다”고 손 전 지사를 사실상 미꾸라지에 비유했다.

이어 강 대표는 “그런데 지금 10년이 지나서 오늘, 20세기 말에 있었던 일을 21세기에 들어와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는 그런 일이 벌어졌다”며 “역사를 10년 뒤로 되돌리는 구태를 재연한 분이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더 이상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원래 떠날 사람은 말이 없어야 하는데, 손 전 지사는 참 많은 말을 했다”며 “누워서 침을 뱉는 것도 모자라 눈물의 가면을 씌우고 말이다. 무슨 한편의 모노드라마라도 연출하듯 하는 그의 기행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운 마음 달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단호히 말하지만 손 전 지사가 당을 떠난 것은 탈당이 아니라 경선불복”이라고 규정하고 “그의 속내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 국민들은 탈당이라는 말에 오히려 불쾌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주몽이 되겠다”고 한 손 전 지사의 탈당의 변에 대해서도 “국민드라마 ‘주몽’을 제대로 보지 못한 모양”이라며 “이기심으로 충만된 옹졸한 가슴에 어떻게 주몽의 큰 꿈을 담겠다는 것인지, 주몽이 부여를 떠난 이유가 탈당의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주몽은 넘쳐서 떠났고 손 전 지사는 부족해서 떠났다. 주몽을 욕보이고서야 어찌 대업(?)을 이루려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김 본부장은 “멀리 세계를 볼 필요도 없다. 당장 국내에서 교수출신이 대권을 움켜쥔 적은 없다”면서 “한국의 정치풍토가 그러하다는 얘기다. 쉬운 말로 지나가는 객이 다 된 밥상에 수저만 놓겠다니 반길 사람이 있겠는가. 몰매를 맞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영 의원은 손 전 지사가 탈당 회견에서 눈물을 흘린 것을 두고 “악어란 동물은 먹이를 씹을 때마다 턱뼈 근처에 있는 눈물샘이 자극을 받아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악어의 눈물’은 사람들의 거짓과 위선의 이중플레이를 상징하는 말로 자주 인용된다”며 “슬프지 않아도 저절로 흘러나온다는 악어의 눈물, 진실이 아닌 거짓의 눈물일 수밖에 없는 그 ‘악어의 눈물’을 우리는 또 다시 구경해야만 했다”고 비난했다.

주 의원은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의 품속에서 3선 국회의원, 보건복지부장관을 거쳐, 경기도지사까지 지내며 마침내 대선후보로까지 성장하는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뒤 “그런 그가 배신을 선언하는 날, 진정으로 눈물 흘려야 할 사람들은 누구였던가. 정작 눈물을 흘려야 할 사람은 한나라당 당원들”이라고 반격했다.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비판에 대해서도 “참으로 당원들이 피를 토할 소리”라며 “아무리 막 가는 세상이라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주 의원은 “거듭 묻고 싶다. 도대체 왜 울었는지 속 시원히 말해 달라. 배신자의 거짓 눈물에 신물이 나는 당원들과 국민 앞에 손 전 지사는 속 시원히 응답할 의무가 있다”며 “배신당한 사람이 아니라, 배신자가 흘리는 눈물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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