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는 정치난민, 경제난민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중국당국은 북한과 맺은 ‘범죄자 인도조약’의 범주에 넣어 '범죄자'로 규정하고 탈북자들을 강제북송 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국경을 넘은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다. 90년대 중반 식량난이 시작될 때 중국 동북지방에 30만 명으로 집계된 탈북자 수가 현재 5~1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중국의 강제송환 정책 때문이다. 1978년 7월 북-중 공안당국이 맺은 ‘국경지역안전과 사회질서 유지에 관한 합작 협정(维持边境地区安全和社会秩序的合作协定)’에는 '중조 쌍방은 비법월경사건 발생 즉시 월경자의 명단과 사진을 제공하게 되어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중국 외교부는 탈북자 강제북송이 국제적 비난을 받을 때마다 “조선비법입경자(朝鲜非法入境者)를 국내법, 국제법 및 인도주의 정신에 맞게 처리하는 중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재외공관에 들어가 망명을 요구한 탈북자들을 중국당국이 한국이나 미국 등 해외로 보내준 사례는 강제북송 사례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중국은 언론을 통해 갑자기 국제 이슈화된 사건 당사자들은 제3국으로 추방시키고, 언론에 나지 않고 조용히 붙잡힌 탈북자는 일괄 강제북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느 중국 기자가 쓴 어느 탈북 여성에 관한 기사가 여러 중국 포털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중국인들 속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사는 현재 바이두(百度), 왕이(网易), 시나(新浪), 소후(搜狗) 등 중국 유력 포탈사이트에 실리면서 접속자가 수십만 명에 이르고 있다. 소속 언론사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이밍(佚名) 기자'로 작성된 이 기사는 북-중 국경지역인 창바이산(長白山) 지구를 돌면서 탈북여성 김순희씨를 취재하여 '중국으로 탈출한 조선신부의 운명(偷渡中国‘朝鲜新娘’的命运)'이라는 제목으로 포털 사이트에 떠 있다. 기사는 김순희씨의 3차례에 거친 탈출과 두 차례의 강제북송, 재탈북, 북한 노동단련대와 교화소 생활을 상세하고 전하고 있다. 기자는 “중국 동북지방에 비법 월경한 조선여성들이 많이 숨어 산다'고 전하고 '그들은 가난해 조국과 고향을 떠난 사람들로서, ‘조선색시(朝鲜新娘)’라고 부른다”고 언급했다. 이 기사를 둘러싼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닉네임 이모치엔abc(-毛钱abc)은 “이 조선여성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김뚱보(김정일)는 온 입에 기름이 흐르고 호의호식해서 살이 쪘다. 조선을 이렇게 참혹하게 만들었다. 정말 죄악이다”고 분노했다. sisi268는 “김뚱보는 사회주의 제도의 높은 권력을 이용해 북한주민을 노역(奴役-노예)화 했다. 김뚱보는 또 자기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사회주의 겉옷을 입고 봉건통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룽징(龍井)이 고향인 tatacool은 “조선여성들이 요녕성을 벗어나 다른 관내로 들어가면 잡히지 않는다”며 내륙 깊이 들어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닉네임 인솨이판8넨(因帅判8年)처럼 탈북여성을 동정하면서도 탈북자의 대량유입을 경계하는 반응도 있다. 그는 “이런 사람을 동정할 만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반드시 송환해야 한다. 만일 이런 행위를 묵시하면 대규모 난민이 중국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면 첫째, 북한정부를 끌어 당기는데 중국에 불리하고, 둘째, 난민이 밀려들면 동북경제가 붕괴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재중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탈북 여성들의 참상이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동정심은 차츰 높아지고 있다. 데일리NK는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해 게재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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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으로 탈출한 조선색시의 운명 중국 동북 장백산 지구에는 불법 월경한 조선여성들이 많이 숨어산다. 생활이 가난해 조국과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다. 그들을 가리켜 통상적으로 '조선색시'라고 한다. 그 중 중국으로 3번 탈북했고, 2번 조선에 강제 송환되었던 김순희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김순희는 자기네 고향 여성들은 10분에 1 이상이 살기 위해 중국에 왔다고 말했다. 김순희는 '그 여성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문화가 없는 사람이 모험 없이 중국에 넘어올 담과 능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한다. 창바이 지구 한 개 작은 마을의 조선족교회당에서 김순희 여성은 자신의 7년 경력을 말했다. 1.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 그는 지금의 남편에게 시집온 후 눈썹을 그렸다. 눈썹을 찍는 것이 중국여성들의 일종의 애호이기 때문에 그의 신분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36세의 김순희는 잇따라 3번 중국에 들어왔다. 두 번은 중국변방부대에 잡혀 북송되었다. 3번째로 중국에 들어온 후 지린성 창바이 지구의 한 작은 마을교회의 방조(도움) 하에 그보다 두 살 많은 광부에게 시집갔다. 이 광부는 이미 그가 중국에서 만난 두 번째 남편이다. “난 지금 중국 지린성 호구(戶口-호적)와 신분증이 있다”고 말하는 김순희의 중국말은 이미 중국인들과 대화하는데 조금도 지장이 없다. 압록강을 건너온 여자라는 의심도 받지 않는다. 그는 “7년 동안의 고생이 나를 중국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7년 전 조선 중부지역의 어느 한 도시 철도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김순희는 해고(下岗)되었다. 그와 3명의 여성들은 한 패가 되어 고향에서 압록강까지 밥을 얻어먹기 위해 나왔다. 얼어붙은 강을 건너 중국에 들어온 그들은 “우린 처음 중국인 줄 몰랐다. 그곳 사람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경의 작은 마을에까지 조선족 거류민(조교)이 거주하고 있어 만약 고발당하면 변방 무장경찰이 그들을 잡아 강제북송 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창바이산에 숨어있었다. 겨울에 기온은 영하 수십도에 달한다. 그들은 밤에 야생동물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 잡초 밑에 몸을 숨겼고, 눈을 덮고 잤다고 한다. 그들 중에 두 명의 동사자가 생겨났고, 다른 한 명은 손과 발이 얼어 불구자가 되었다. 김순희도 손을 내밀며 “이걸 봐요, 그때 생긴 동상자국이요”라고 말했다. 그의 손은 동상 입어 생긴 보기흉한 흉터가 남아 있었다. 김순희와 요행히 살아남은 다른 한 친구는 창바이산의 오솔길을 따라 중국내륙 쪽으로 들어왔다. 창바이산 지구에는 하루 종일 걸어도 인가 하나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그들을 창바이산 산림지구 보호원들이 구원해주었다. 배가 고파 몸도 지탱하기 어려운 여성들을 산림보호원들이 식량을 내놓아 목숨을 구해주었다. 얼마나 걸었는지도 모르고 며칠만에야 그들은 작은 마을을 만나게 되었다. 거기서 국경까지는 직선거리로 수십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도로를 따라오면서 큰 산들이 가로막혀 근 300km를 돌아 왔던 것이다. 그곳은 창바이산 변강지구에서 유일하게 석탄을 생산하는 곳이다. 크고 작은 탄광들이 도처에 널려 있었고, 탄광 주위에 작은 마을들이 널려져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온 광부들과 토착민들은 혼잡해서 살고 있었다. 김순희와 친구는 탄광마을에 머물기로 하고, 직업 얻기를 희망했다. 김순희가 먼저 중국인과 혼인하여 마을에서 정착했다. 2. 1차 북송 ‘인민폐 10원에 북한 사병을 매수하다’ 첫 번째 남편은 광부였다. 중매는 마을에 있는 조선족 교회의 나이 많은 어머니가 섰다. 그 어머니는 “이 자매의 운명이 기구하다. 우리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껏 도와주자”고 호소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몇 년 전부터 조선 여자들이 많이 넘어와 밥을 빌어 먹었다. 우리도 형편이 좋지 않아 많이 도와줄 수 없었지만, 그들에게 경비를 보내주고 마른 음식을 쥐어주며 더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한편 어떤 때에는 시집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한다. 김순희의 첫 번째 광부는 도박꾼이었다. 깨어나면 제일 먼저 도박을 하는 것이었다. 집안의 생활은 남편이 도박에 빠져 있어 대단히 가난했다. 생활한 지 1년만에 김순희는 이 남편을 떠났다. 그 후 그는 한 임산마을로 옮겨갔고, 같이 온 동상 입은 자매는 줄곧 그 마을에 머물러 있었다. 1997년 봄, 김순희는 광부를 떠나기 전에 조금 마련한 돈으로 조선반찬을 파는 장사를 시작했다. 임산마을에는 조선족들이 많았다. 김순희는 조선족들의 관심 속에 그럭저럭 생활을 이어갔고 돈을 좀 모았다. 그는 그 돈을 조선에 있는 가족에게 부쳐주기로 작정했다. 조선에는 공장에서 차를 모는 김순희의 남편이 있었고, 아들도 있었다. “지금 애는 9살이다”며 그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집을 떠난 후 그는 다시 아이를 보지 못했다. 아이에 대한 소식은 두 번째 북송되었을 때 아는 사람을 통해 대충 알 수 있었다. 조선 반찬을 파는 장사는 김순희에게 안정된 생활을 길게 보장하지 않았다. 1년 후 그 광부는 김순희의 행처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그가 장사해서 돈도 벌었다는 것도 알고 그에게 도박할 돈을 요구했다. 김순희는 그 광부의 요구를 거절했다. 돈을 얻지 못한 광부는 창바이산 지구 변방무장대에 김순희를 고발했다. 중국변방대는 재빨리 김순희를 체포했고, 먼저 지린성 변경도시에 구류시켰다. 그곳에는 조선사람을 가두는 간수소가 있다. 며칠 후 김순희는 조선으로 북송되었다. 간수소를 떠나기 전에 그는 인민폐 10원짜리 5장을 돌돌 말아 비닐조각에 싸서 삼켰다. 김순희는 “이렇게 해야 인민폐를 무사히 가지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 감옥에 갇혀있는 3일 동안 안전부틑 김순희의 신분을 대조하고, 그의 고향과 일하던 병원의 간부들에게 통보하였다. 그후 심문하는 사람들은 김순희를 매일 한번씩 취조하였다. 매번 같은 질문을 던졌고, 매번 그는 중국에서 무엇을 했는가를 진술했다. 심문자는 그에게 조선의 법률대로 하면 첫 번째 탈출자는 노동개조 1년, 두 번째는 3년, 세 번째는 5년에 처한다고 이야기 했다. 심문자의 입을 통해 김순희는 조선남편이 러시아에 물자를 싣고 가다가 차 사고로 사망했고, 아이는 할머니가 데리고 생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문당한 지 며칠 지나 김순희는 같이 잡혀 나온 사람들과 함께 큰 차에 압송되었다. 그들은 모두 중국으로 달아났다는 죄로 판결을 받게 되었다. 그들은 조선 북부의 한 노동개조 농장에 끌려가게 되었다. 김순희는 중국에서 삼킨 돈 50원을 이미 감옥에서 변을 볼 때 꺼내 건사했다. 그 중 한 장을 꺼내 옆에 총을 들고 지키는 인민군 병사에게 주었다. 김순희는 즉시 차에서 도망쳤다. 앞으로 가면 집이 있는 쪽이지만, 먹을 것이 없었다. 그는 압송하던 차를 멀리 보내고 다시 몸을 돌려 압록강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3. 두 번째 북송, 아버지는 “우린 널 먹여 살릴 수 없다” 1999년 초 김순희는 재차 국경을 넘어 중국에 들어왔다. 첫 번째 중국을 넘은 경험이 있어 두 번째는 아주 순조롭게 되었다. 그는 중국조선족이 많이 모여 사는 지린성 연변 자치주의 한 국경마을로 들어갔다. 여기서 철로를 따라 줄곧 서쪽으로 가면 사람들이 조밀한 지방으로 갈 수 있었다. 사람이 적은 임산마을로 가면 밥을 빌어먹기도 아주 어려웠다. 중국에서 2년 생활한 경험이 있어 김순희는 이때 중국동북의 생활습관과 언어가 비교적 익숙했다. 이미 한족들과 대화할 수 있었고 서쪽에 들어갈 때도 그를 북한에서 온 사람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다시 임산마을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가 조선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안전이 가장 큰 문제였다. 처음에 그를 보살펴주었던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김순희에게 하얼빈(哈爾濱)에 있는 양계장에서 일하도록 노반(老板: 사장)을 소개해주었다. 연변에서 헤이룽장(黑龍江)성 소재지인 하얼빈까지 김순희는 줄곧 밥을 빌어먹으며 들어갔다. 양계장 노반은 과연 좋은 사람이었다. 노반은 김순희에게 먹고 재워주고 매월 인민폐 500원(한화 6만 5천원)씩 주었다. 노반은 김순희가 중국에서 어머니 다음으로 만난 좋은 사람이었다. 김순희는 하얼빈 양계장에서 2001년까지 일했다. 배고픈 걱정은 없어졌는데, 아이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 김순희는 중국인들의 방조로 지린성 호구와 합법적인 신분증을 얻게 되었다. 그는 공개장소에서 여전히 자기의 옛 신분을 폭로하지 않았다. 김순희가 중국신분증을 얻은 지 1개월이 되던 날, 양계장 화물을 나르던 한 운전사가 그를 헤룽장성 변방부대에 고발했다. 그는 재차 북한에 북송되었다. 이번에도 그는 인민폐 250원을 비닐로 싸서 집어 삼켰다. 조선 법원에서는 김순희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그리고 그가 살던 도시의 호구를 말소시켰다고 알려주었다. “내가 하는 일은 매일 외국에서 지원한 양식을 나르는 일이었다”고 김순희는 말했다. 교화소 범인들은 대부분 그처럼 중국에서 북송된 사람들이었고, 어떤 사람은 정치범이었다고 한다. 김순희는 “매일 힘든 일을 했다. 그러나 우리가 먹은 음식은 옥수수 빵이었다”고 말했다. 김순희는 주먹으로 빵의 크기를 그리며 “요만한 옥수수떡과 소금국 한 사발씩 먹었다”고 말했다. 매일 심각한 굶주림으로 사람이 죽어나갔고, 일부 죄수들은 경찰들에게 맞아 죽었다. 김순희는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일하던 장소에 큰 구덩이를 파고 죽은 사람들을 묻었다”며 울기 시작했다. 금방 한 사람을 묻으면 또 한 사람이 죽어 나갔다고 한다. 김순희가 감옥에 끌려간 후 그의 가족들은 밖에서 그를 감옥에서 꺼내려고 노력했다. 그의 부친은 퇴직한 법관이었다. 법관들 속에 그의 친구들이 있었다. 김순희는 형기를 마치고 나가는 동향친구에게 인민폐 250원을 쥐어주며 부친이 이 돈으로 뇌물을 준비해 자기를 구출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2002년 10월 그는 감옥에서 석방되었다. 김순희는 부모 곁에 돌아온 후 다른 지방으로 가지 말며, 그의 남편과 아이의 집에도 가지 않을 것을 서약했다. 안전부에서는 아이와 남편은 이미 그와 친속관계를 포기했다고 알려주었다고 한다. 김순희는 호구도 없어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고 정부에서 주는 배급도 없었다. 아버지는 72세였다. 법원에서 퇴직한 지 오래되어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으로 한 가족을 부양하기에 턱없이 모자랐다. 부친은 눈물을 흘리며 “애야, 난 너를 먹여 살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순희는 원래 다니던 병원의 간부를 찾아가 복직을 애원했지만, 병원에서는 중국에 도주했다 북송된 사람을 받을 수 없다고 잘랐다. 4. 제3차 탈출, 좋은 노반이 인민군에게 뇌물로 500원을 주다 2003년 2월 압록강이 채 풀리지 않았을 때 김순희의 마음은 또 요동치기 시작했다. 집에서 굶어 죽을 수 없어 그는 앉아 죽느니, 차라리 한번 더 모험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압록강까지 제일 빠른 방법은 기차를 타는 것인데, 여행증명서가 없어 그는 기차표를 살 수 없었다. 이미 철도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할 때 알고 있던 한 기관사를 만나 그에게 북한 돈 1000원을 주고 기차 견인기를 타고 두만강 국경지역인 회령에 도착했다. 그러나 국경봉쇄가 너무 심해 도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김순희는 회령에 며칠 동안 머무르면서 매일같이 거리를 돌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하루는 그가 중국인 몇 사람과 마주쳤을 때 그들의 전화를 한번 빌리자고 사정했다. 그 중 한 사람이 동의했다. 그는 하얼빈 양계장 노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얼빈의 양계장 노반은 전화를 받고 다음날로 중국 지린성 룽징으로 나왔고, 재빨리 조선에 들어오는 수속을 밟았다. 김순희와 노반은 회령 국경경비대 군관에게 200원씩 뇌물로 주고 초소를 지키는 병사에게도 100원을 주었다. 북한경비대의 허가를 받아 김순희는 3번째로 중국에 오게 되었다. 이번에도 그는 자기를 도와준 교회를 찾아갔다. “내 생각에 가장 안전한 방법은 그에게 맞는 짝을 지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2003년 4월 김순희는 두 번째 중국남편을 만났다. 그 역시 광부였다. 김순희가 보기에는 이번 남편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얄궂은 운명은 그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들었다. 김순희는 “그는 늘 술에 취해있었지요, 그리고 나보고 조선에서 도망쳐왔다고 욕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난 그를 떠나고 싶었지만, 그의 가족들이 나에게 잘해주었다. 그래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김순희가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고, 조국과 고향도 모두 멀리 떠나왔고, 앞날의 목표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야 한다. 애야, 목숨을 보존하면 앞으로 좋은 날이 올 게다”고 어머니는 용기를 주었다. 지금 중국 동북지방에는 조선여성들이 광범하게 분포되어 살고 있다. 정부의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수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여성들이 북송되면 그들이 남겨놓은 중국의 아이들 역시 또 하나의 큰 문제로 남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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