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에 세워져 있는 북한반공투사위령탑
주무부서인 국가보훈처는 소위 「효창공원 독립공원화 사업」에 따라 위령탑을 철거한 뒤, 경기도 파주시 통일공원에 새로운 탑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북한반공투사위령탑」은 함경남도 배공(排共)청년단 등 북한에서 김일성 세력에 맞서 싸우다 죽어간 유명·무명의 『자유투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탑이다. 이 탑은 196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 정주영 현대회장 등 정계·재계 인사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건립됐었다.
배공청년단은 1949년 7월 북한에서 검거됐던 조직으로, 가담했던 단원 수는 2천여 명에 이르렀다. 단원 대부분은 49~50년 사이 공산당에 의해 인민재판 등의 형태로 처형됐으며, 일부는 남한으로 피신해왔다. 위령탑 앞 비석에는 배공청년단원 중 한자(漢字)실명이 확인된 180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효창공원 역사적 의미 복원』 대통령 지시 따라
국가보훈처는 올 초부터 이북5도청 등「북한반공투사위령탑」관련단체들에게 소위 「이전(移轉)협조」 공문을 전해왔다.
공문에는 『백범묘소 등이 위치한 효창공원을 역사적 의미가 복원되도록 조성하라고 2005년 3월28일 대통령이 지시했다』며 『성격이 다른 시설인 북한반공투사위령탑을 파주시 통일공원으로 이전해 자유수호정신을 드높이고자 한다』는 요지를 담고 있다.
보훈처 현충시설과의 「효창공원 독립공원화 사업」담당자는 『현재 통일공원 주무관청인 파주시청 및 육군1사단과 이전협의를 진행 중 』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나 이전한다는 방향성은 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탑을 허물고 새로 짓는다는 것이니 철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전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은 물론 좀 더 현대화되고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짓는 것이다. 유족들도 불만이 없을 것』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함남도민회, 조건부 동의 의사
배공(排共)청년단 유족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인 함경남도 도민회측은 조건부 동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 달 1일 함남민보(咸鏡民報)는 『정부의 거듭된 이전 협조요청으로 도민회는 요구사항이 충족되는 조건하에 정부시책에 동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아름답고 현대화됨으로써 유족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는 위령탑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데 유족들은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함남도민회 김명권 사무국장은 『정부가 계속 공문을 보내고 협조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조건부로 동의를 했지만, 어디를 가도 현재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말한 뒤 『역사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현재 위치가 가장 좋은 곳』이라며 정부의 소위 이전(移轉)방침에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반공투사위령탑으로 망신창이가 됐다?』
북한반공투사위령탑 등 효창공원 내 소위 독립운동과 무관한 시설들의 철거는 좌파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내용들이다.
예컨대 4월11일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김구 선생을 비롯하여 임시정부 일곱 열사를 모신 효창원(효창공원)은 이승만, 박정희 정권 때는 물론 요즘도 훼손이 벌어지고 있다』며 『효창원이 효창운동장은 물론 일곱 열사와 관련이 없는 노인회관, 육영수송덕비, 북한반공투사위령탑 등을 세워 만신창이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배공(排共)청년단 유족 중 한 명인 金모씨는 『북한반공기념탑을 현대화해서 이전하겠다는 것은 핑계일 뿐 反共으로 세워진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부정해 온 좌파들 논리에 굴복한 것』이라며 『유족들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언제 위령탑이 헐릴지 염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우리 반공겨레의 애절한 소원을 길이 아로새기기 위항 우리들 정성의 알알을 모아 이곳 자유대한의 서울에 북한반공투사위령탑을 세운다. 8·15해방의 기쁨에 젖어있던 겨레를 속박하며 조국의 북녘 땅을 강점한 붉은 침략마수와 맞서 과감한 투쟁을 벌이다가 무참히 쓰러진 자유 투사들아! 어찌 그 수를 헤아릴 수 있으랴!...공산도당과 계속 투쟁하고 있는 북한 동포와 우리자유대한국민들의 투지를 더욱 불타오르게 하련다. 그 성스럽고 의로운 순국의 밑거름 위에 통일은 필연코 오고 말 것을! 자손만대의 번영은 기어코 이룩되고 말 것을! 반공의 영령이시여! 고이 잠드소서.(북한반공투사위령탑 건립기 비문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