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단체들이 최근 공영방송에서 김정일을 ‘사상가’, ‘판단력이 있는 분’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북한 체제를 찬양한 도올 김용옥을 “배운 무식자”로 규정하고, 그의 발언을 여과 없이 방영한 KBS를 “민족의 원수”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평양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다녀온 도올은 지난 7일 KBS가 방영한 남북정상회담 특별기획 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국민대중이 당의 지도를 받는 사회다. 당의 지도는 수령의 지도를 받는 것이다. 이는 너무나 명백한 것”이라며 북한 정권을 옹호했다.

도올은 또 ‘아리랑’ 공연에 대해 “한번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이 하는 쇼로서는 최상의 쇼다. 그러나 아리랑은 쇼가 아니다. 그 사람들의 삶이다. 이를 위해 매일매일 훈련할 것이고, 이런 참여를 통해 (북한 주민들은) 일체감을 얻고 가치관을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전국 인민들이 모여서 아리랑을 보면서 ‘우리는 주체적·의식적·자발적·능동적으로 이 세계를 개혁해 나간다. 굶어죽어도 좋다. 우리는 도덕적으로 명예롭게 살자. 잘 사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느낀다”면서 “아리랑은 어마어마한 가치체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행동본부는 10일 ‘김용옥과 KBS는 7천만 민족의 공적’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김씨는 북한 정권 선전원이 되어 노무현 좌파정권의 선전기관인 KBS의 후원하에서 황금시간대에 김정일 정권 홍보를 열심히 했다”면서 김씨와 KBS를 싸잡아 비판했다.

성명은 “김정일은 수십억 달러의 비자금을 한 푼도 식량구입에 쓰지 않아 3백만 명을 굶겨죽여 놓고도 곰발바닥 요리를 즐기면서 민족 공멸의 핵무기를 개발한 자”임을 강조한 뒤, “인류역사상 최악의 학살과 폭정을 ‘잘 사는 것보다는 올바르게 살기 위한 것’이라고 미화한 김용옥씨는 ‘배운 무식자’임에 틀림없다”면서 도올의 ‘곡학아세’를 비난했다.

단체는 이어 “‘민족의 원수’ KBS가 올해 대통령 선거철을 맞아 또 다시 발작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KBS는 시청료를 올리겠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김정일·노무현·정연주·김용옥·김대업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바른사회시민회의, 기독교사회책임 등 뉴라이트 계열 시민단체의 연대체인 ‘편파방송저지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9일 성명을 통해 “KBS 스페셜 제작진은 김용옥씨를 앞세워 두 가지 측면에서 편파를 자행했다”면서 “유력 야당 후보를 폄하했으며 어둠의 편이 된 햇볕정책을 일방적으로 선전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경제대통령(이명박 후보)에 국민이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은데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남북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도올의 발언을 지적하며 “김용옥은 도대체 무슨 자격, 무슨 근거로 공영방송 황금시간대 1시간을 차지해 그따위 거짓 선동을 하느냐”며 맹비난했다.

한편,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는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칼럼에서 “요즘 공중파 TV들이 이 나라 ‘친북·좌파’ 정권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기 위한 선전·선동 활동의 일환으로 김용옥과 그 아류들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KBS의 이념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또 김정일 독재 정권을 옹호한 도올에 대해 “김용옥은 ‘도올’이 아니라 한 개의 ‘돌’(石)에 불과한 존재일 뿐”이라며 “그의 내면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천치’(天痴) 이외에 다른 아무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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