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李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되 온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41) 씨가 국내 송환됐다. 일부에서는 李후보가 BBK사건으로 기소당할 경우, 대선 후보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 등록무효사유?』>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한나라당의 당헌(黨憲)·당규(黨規)에 있다.

통합민주신당 김종률 의원은 李후보가 검찰에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나라당 당헌에 보면 대통령 후보 자격은 당적을 보유해야 되고, 만약 기소가 되면 당권이 정지되며, 당권이 정지되면 대통령 선거 피선권이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후보 본인의 등록무효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단계』라고 공세를 펼쳐왔다.

실제 한나라당 당헌 제84조(후보자의 자격)는 『대통령후보자로 선출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고 후보자등록일 현재 당적을 보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당헌 제43조(윤리위원회)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된 경우 해당 당원은 기소(起訴)와 동시에 당원권을 정지함』이라고 정하고 있다.

이들 규정대로라면, 부정부패와 관련돼 기소되면 당원권이 정지되고, 대통령후보자 자격이 박탈된다고도 볼 수 있다.

<윤리委가 당원권 정지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것>

그러나 당헌 제43조는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는 뜻이 아니라 「기소가 되면 한나라당 윤리委가 당원권 정지여부를 심의·의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는 게 당 안팎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결국 한나라당 윤리委가 李후보의 당원권을 정지할 리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소(起訴)는 후보자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당헌 제84조 역시 후보자등록일 「현재」 당적을 보유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후보자등록일 이후 기소(起訴)가 된다 해서, 소급(遡及)해서 후보 자격을 무효(無效)로 만들기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기소, 공선법 被선거권 없는 경우 아님>

당헌(黨憲) 아래의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자선출 규정(規程)」 제18조는 대통령후보 被선거권이 없는 경우를 좀 더 자세히 적고 있다. 규정 제18조는 避선거권이 없는 경우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1. 윤리위원회규정 제21조(징계의 종류 및 절차)제1항의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거나, 3회 이상의 경고 처분을 받은 자 2. 선거일까지 당적을 이탈⋅변경한 자 3. 기타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의하여 공직선거의 被선거권이 없는 자》

당헌(黨憲)에 따라 대선후보 자격이 박탈되는 『윤리委의 당원권 정지 처분』 등을 제외한 새로운 박탈 사유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의해 被선거권이 없는 경우』이다.

<법원 판결 등으로 선거권·被선거권 박탈돼야 후보 자격도 박탈>

그러나 기소(起訴)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의한 被선거권 박탈 사유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法 제19조는 被선거권이 없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금치산선고(禁治産宣告)를 받은 자(者) △금고(禁錮) 이상의 형(刑)의 선고(宣告)를 받고 그 형(刑)이 실효(失效)되지 아니한 자(者) △법원(法院)의 판결(判決) 또는 다른 법률(法律)에 의하여 선거권 또는 被선거권이 정지되거나 상실된 자(者) △ 선거범 또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등의 죄를 범한 자로서, 100萬원이상의 벌금형(罰金刑)의 선고(宣告)를 받고 그 형(刑)이 확정된 후 5年 또는 형(刑)의 집행유예(執行猶豫)의 선고(宣告)를 받고 그 형(刑)이 확정된 후 10年을 경과하지 아니하거나 징역형(懲役刑)의 선고(宣告)를 받고 그 집행(執行)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또는 그 형(刑)의 집행(執行)이 종료되거나 면제(免除)된 후 10年을 경과하지 아니한 者》

결국 당헌은 물론 당규에 의해서도 법원 판결(判決)이 아닌 기소(起訴)만으로 李후보의 대통령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검찰 기소가능성 높지 않아』>

특히 법률전문가들은 당헌과 당규 문제 이전에 검찰이 李후보를 기소할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다고 설명한다.

고영주 변호사는 『피의자측이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고 해도 형사절차상 대선 전에 기소가 이뤄지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김경준 사건은 정치공세의 소재일 뿐 이명박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