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대기업 사장을 만났더니 의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 회사의 노조가 갑자기 민노총에서 탈퇴를 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 간부들이 찾아와서 하는 이야기가 더 놀라왔다. 간부들이 한 애국 교육 단체가 실시하는 집단 교육을 지리산 부근에서 받고 오더니 애국심에 충만해졌다는 것이다. 간부들이, 민노당과 민노총의 위험한 노선을 자각하고는 탈퇴한 뒤 회사와 아주 협조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애국심이 때로는 이기심보다도 더 힘이 세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사람들의 본성이 원래 순수하니 최고의 利他心인 애국심에 호소하면 놀라운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여러 번 증명되었다. 6.25 전쟁이 터지자 경북-대구 지방을 중심으로 중학생과 소년병들이 자원입대하여 수천 명이 戰死했다. 부모를 속이고 입대한 사람들도 있다. 임진왜란 때도 官軍이 무너지자 義兵이 일어나 전쟁프로집단인 倭兵과 대항했다.

요사이 보수의 李明博, 李會昌 후보는 좌파정권의 失政을 비판하곤 있으나 그 강도가 너무나 약하다. 이회창 후보의 對北발언은 원칙적이긴 하나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기엔 너무 약하고 여성스럽다. 이명박 후보는 어중간하다. 두 사람은 한국인의 마음 속에 잠재된 애국심과 순수성의 크기를 아직 모르는 듯하다. 지금이라도 이 눌려진 에너지를 먼저 터뜨리는 이는 勝者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선언이나 공약을 하는 것이다.

'북한정권이 끝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도 생존차원에서 자위적 핵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돌려주지 않으면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일체의 對北 경제지원을 중단하겠다'

'특별 수사 본부를 만들고 死文化된 국가보안법을 살려내어 지난 10년간 反국가적 행위를 한 자들을 가려내어 엄단하겠다. 특히 노무현 김대중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진행하겠다'

'시도 때도 없이 불법폭력 시위하는 자들을 공공의 敵으로 간주하여 엄중 처벌하겠다. 선량한 국민들을 공공의 敵들로부터 지켜내겠다'

'이승만, 박정희 기념관을 김구 기념관보다 더 크게 짓겠다'

'한강 고수부지에 소년병 전사자 추모비, 청계천 광장에 서해 교전 희생자 추모비를 세우겠다'

'화폐에 박정희, 이승만 얼굴을 넣도록 하겠다'

'700만 학살자인 김일성 김정일의 민족말살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고 앞으로도 북한정권의 구성원들이 북한주민들에 대한 학살과 고문 및 불법구금을 계속하면 통일된 뒤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처벌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국회 결의를 추진하겠다'

'시위 관련법을 개정하여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시위를 금지하고 폭력시위 전과자에 대한 시위허가를 금지하며, 피해시민들이 불법시위에 관한 배상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법규정을 개정하겠다'

'전교조의 친북반미 교육을 엄단하고 교과서의 현대사 관련 부분을 전면 재검토하여 헌법과 사실에 反하는 내용을 삭제하겠다'

'민노당은 위헌정당이므로 해산절차를 밟겠다'

'테헤란로를 트루먼路로 이름을 바꾸겠다'

'모든 집회에서는 반드시 애국가를 제창하도록 법제화하겠다'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3조(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이다), 제4조(평화적 자유통일)는 개정 불가사항임을 천명한다'

'공무원의 부정부패 행위를 무기 징역 이상으로 엄단한다'

'한반도기를 금지시킨다'

역사적으로 사대주의에 찌들고, 자기 나라를 자신들의 힘으로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원천적으로 약한 한국의 정치인들은 거의가 위의 글을 읽고는 '난 못해. 그런 말을 감히 어떻게 하나'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예근성이다. 노예는 마음속에다가 스스로 선을 긋고 자신의 자유를 제한한다. 주인은 그런 경계선이 없다. 자유로운 정신이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자존심이다. 자존심이 있는 인간은 명예와 자유를 싸워서 지켜내려 한다. 자존심이 없는 인간은 명예와 자유를 포기하고 굴종한다. 이회창, 이명박은 과연 자존심이 있는 사람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