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시리즈]북한 고위급 간부가 들려준 이야기(2)

오늘은 어제에 이어 특집시리즈 “북한 고위급 간부가 들려준 이이기” 두 번째 부분을 연재하려고 한다.

어제도 이야기 했지만, 이번 시리즈는 북한 현직 고위간부인 김 모 씨가 13일 본 방송과 인터뷰 요청에 의하여 진행되었다. 그는 시리즈 게재와 관련하여 “북한의 내부와 외부세계를 보며 김정일 독재정권의 멸망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일부 외신들이 김정일 독재정권은 붕괴되지 절대 붕괴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는 김정일 독재정권의 본질을 잘 알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시리즈 (1)에서도 강조했지만, 본인의 요청으로 신변안전상 김 씨의 신상이 공개될 수 있는 소지들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며 게재한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데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붙잡고 있을 때 돈이나 벌어야겠다

지난해에 휴가차로 조선에 들어갔었다. 내가 사는 나라도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잘 살지 못하는데도 조선에 비하면 지상천국이다. 하늘이 잿빛으로 물든 순안비행장에 내리는 순간 숨이 꺽 막히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자유에 물젖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한 달 가량 조선에 머물면서 나는 이런저런 방법으로 돈을 모아 사가지고 간 기념품들과 달러를 상급기관 간부들에게 상납하면서 그들도 김정일에게 불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할 수 없었던 말들이 그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중앙당 비서들이나 부부장들이 달러를 주어도 받지 않았는데 이번에 들어가 보니 오히려 먼저 “딸라 좀 벌어 왔나?” 하고 말을 건네는 정도이다. 이것만 보아도 간부들의 의식이 바뀐 것이라고 볼 수 있다.

90년대에 이어 계속되는 식량난, 경제난, 총살, 간부숙청 등으로 민심이 흉흉하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고 당에 대한 믿음은 허물어진 지가 오래라고 한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65호 공급소의 1, 2호 공급대상(고위간부 공급기준)들이며 참고신문을 보는 중앙당 과장 이상급 사람들이다.

참고신문은 절대비밀로 되어 있으며 외신보도들을 삭제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싣는 8절지(A3) 크기에 16면으로 되어 있다. 참고신문은 가족들에게조차 보여주어도 안될 만큼 통제를 하고 있다.

때문에 이 신문을 보는 대상들은 국제정세를 비교적 파악할 수 있다. 물론 구체적인 자료들은 싣지 않지만 그래도 일반 사람들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남한이나 미국 영화도 볼 수 있는 특권이 차례지기도 한다.

지금 국제정세나 국내정세를 놓고 볼 때 어느 정도 앞을 내다보는 사람들은 이 정권이 얼마 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간부들은 누구에 의해 정권이 바뀌겠는가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정권붕괴 후 앞날에 대해 많은 걱정들을 하고 있다. 인민들은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상관없겠지만 간부들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운명의 전환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은 이미 인민들은 물론이고 간부들마저도 김정일을 믿지 않고 있다.

때문에 간부들 속에서는 정권붕괴 후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노골화 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외부세력과 손을 잡으려 하고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어도 돈이면 다 된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그러모으고 있다.

그들은 언제 정권이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여 이 권력의 힘을 빌어 돈을 모아 놓으려고 더욱 악착같이 백성들의 등을 갉고 있다. 10만 달러 모으기가 요즘 간부들의 추세라고 할 정도이다. 재외공관도 마찬가지이다. 돈벌이가 된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한다.

(다음에 계속)

이금룡 기자 krlee2006@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