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당시 빨치산과 공산당 부역자 외에 국군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양민은 없었다"는 6·25남침피해유족회 백한기 회장. © 봉태홍 기자(bth2000@hanmail.net)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창 민간인 희생자의 가해자로 국군11사단 20연대 6중대와 8중대를 지목하고 국가의 사과와 위령사업 지원 및 군인·경찰을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한 바 있다.(라이트뉴스 18일자 기사참조)
이와 관련 백회장은 6·25남침피해유족회 회원들과 함께 지난 16일 과거사위원회를 항의방문하고, 18일에는 행정안전부를 찾아가 위원회의 결정을 부정하며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권고한 '국가의 공식사과'와 '위령사업 지원'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민간인 희생자 조사과정의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이후 공개할 것”이라는 짤막한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21일 오후 서울 왕십리 6·25남침피해유족회 사무실에서 만난 백한기 회장은 “좌파정권에서 과거사 정리니 진상규명이니 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날조해 요즘 애들은 6.25를 누가 일으켰는지 조차 헷갈리는 지경까지 왔다”며 “‘6.25남침’이라 하지말고 ‘김일성남침’이라 해야 알아듣기 쉽다”고 말했다.
백회장은 “과거사위원회가 고창에서 군경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가 273명라는 발표는 엉터리'일 뿐 아니라 '인민군에 의한 희생자가 정부기관 문서보관소 자료를 기초로 한 ‘6·25남침피학살자 명단’에는 2364명으로 나와있지만 실제는 4000명도 더 죽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사위원회는 국군에 의해 희생된 사건만 접수받고 조사를 했지만 인민군에 의해 희생된 사건은 일체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6.25남침피해유족회 회원 가족 중에서 인민군과 좌익들에 의해 처형된 사망자 명단은 과거사위원회가 정리한 명단 어디에도 없다. 과거사위원회의 조사는 모두 엉터리라 믿어서는 안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월간조선사가 2003년 6월 최초 공개한 1952년 3월 공보처 통계국 발간 “6·25사변 피살자 명부”에 의하면 전남 43,511명(영광 21,225명포함), 전북5,603명(고창 2,364명),충남 3,680명, 경기 2,536명, 서울 1,383명, 강원 1,216명, 경남 689명, 충북 663명, 경북 628명, 제주 23명, 철도경찰 62명 등 총 59,994명이다.
'6·25피학살자 명부'에 김광동 나라정책원장이 쓴 ‘6·25사변 피살자 명부 분석'에 따르면 “공산주의자에 의한 민간인 피살자 수가 ‘대한민국 통계연감(1952)’에 122,799명, 국방부가 간행한 ‘한국전쟁사(1977)에 128,936명(남 97,680명, 여 31,256명)이라는 통계가 있어 또 다른 기록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나 구체적 명단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작성한 두권의 책으로 된 ‘고창군민간인피해자개인별카드’를 보면, 증언내용이 직접적인 목격을 근거로 한 증언이 아닌 전언(傳言)을 토대로 한 것이 많았다. 6.25당시 5살 안팎의 어린나이였으나 자라는 과정에서 이웃이나 주변인들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과거사위원회가 증언으로 채택해 사실로 받아들인 사례들이다.
백한기 회장은 과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는 이유에 대해 '6.25 당시 고창일대에서 일어난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부친 백남순(당시 49세)씨는 6·25때 인민군에 의해 일본도로 목이 잘려 처형됐다. 자신도 1950년 7월 인민군에 붙들려 삽과 곡괭이로 맞고 단도로 머리를 찍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인민군이 죽은 줄 알고 내다버렸다가 살아난 것이다. 이후 백한기 회장은 1950년 10월부터 학도의용대원을 대상으로 ‘백골유격대’를 결성해 활동했다.
한국일보에 ‘실록 지리산’을 쓴 백선엽 장군은 ‘전쟁과 人民규격대’편(1991년 6월 11일자)에서 백골유격대에 대해 “17명의 중학생 백골유격대 조직···” “빨치산도 두려워한 少年유격대”라고 소개하고 있다.
“6·25때 억울하게 인민군에게 학살된 가족들을 생각하면 공산당과의 싸움은 목숨 건 전쟁”이라며 “공산당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반대할 대상이 아니라 말살시킬 대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와 내가족이 죽는다”라고 말하는 백한기 회장에게서 70대 중반이 되었지만 17세 나이에 17명의 유격대를 지휘한 백골유격대장으로 인민군과 목숨 건 전투를 해 온 청년의 기개가 느껴졌다.(RightNews.kr)
봉태홍 기자(jayun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