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천안함이 북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가 ‘날조된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도발을 하고 발뺌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VOA는 과거에도 북한은 대남도발을 번번이 부인해 왔다며 그 사례들을 정리했다.

1.21 사태


북한은 지난 1968년 1월 무장 공비 31명을 남파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 그러나 이 암살 시도가 실패하자, 북한 당국은 이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유엔군 사령관 특별 고문으로 판문점에서 근무했던 한국계 미국인 이문항씨는 방송에 “김신조가 잡혀 와서 인터뷰해서 자신의 사명 같은 것을 모두 녹음해서 판문점 나가 테이프를 돌렸는데, 그래도 자신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미얀마 사태
1983년 10월 북한은 당시 버마를 방문한 전두환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 북한의 공작원들은 버마의 아웅산 묘지를 참배하려던 전두환 대통령을 겨냥해 폭탄을 터트렸다. 전두환 대통령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해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버마 당국은 사건 직후 북한 공작원 강철민을 체포했다. 그러나 북한은 끝내 아웅산 테러 사건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동복 안기부 전 특보는 “북한이 저지른 어떤 도발 행위에 대해서도 사과는 고사하고 시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폭파 사건
1987년 11월 북한은 대한항공 폭파 사건을 일으켰다. 북한은 중동에서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해 승객과 승무원 1백15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북한의 공작원 김현희가 체포됐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 사실을 끝내 부인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 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관리로부터 북한이 공식적으로는 자신들이 테러를 저질렀다는 것은 부인했지만 외교 채널을 통해 해당 사실을 시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강릉 잠수함 사건
1996년 9월 북한은 잠수함을 이용해 간첩 등 무장 요원 20여명을 남한의 동해안에 침투시켰다. 또 북한 간첩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한국군과 민간인 17명이 사망했다.
사건이 나자 북한은 침묵을 지키다 9월 23일 인민무력부 대변인을 통해 ‘잠수함이 훈련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 하다가 강릉 해상에서 좌초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10월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동복씨는 당시 남한이 잠수함이라는 명백한 물증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0년대 일본 정부가 주장한 일본인 피랍 문제에 대해 ‘날조된 것’이라고 부인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2년9월 평양을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에게 자신들이 ‘13명의 일본인을 납치했다’고 시인했다.
우라늄 농축도 처음에는 존재 자체를 부인 하다가 나중에 시인한 사례다. 미국은 지난 2002년부터 북한에 농축 우라늄 문제를 추궁했지만, 평양은 이를 줄곧 부인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09년9월 유엔 안보리에 보낸 서한을 통해 ‘우라늄 농축이 성공해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반도 관측통들은 과거의 사례를 감안할 때 천안함 사건도 북한이 모르쇠로 일관할 공산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