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및 좌파 언론.시민단체들, MB-김재철 사장 싸잡아 비난

엄병길 기자


광우병 왜곡 방송 파문을 일으켰던 MBC PD수첩이 이번에는 MBC사장의 ‘방송 보류’ 지시로 결방돼 외압논란에 휩싸였다.

MBC는 17일 저녁 방송예정이던 PD수첩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을 결방하는 대신 ‘VJ 특급 비하인드 스토리’를 대체 편성했다.

이에 대해 MBC측은 “MBC의 채널을 통해 나가는 방송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사장이며, 이에 대해 이사회가 시사회를 통해 미리 프로그램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제작진에게 밝혔지만, 제작진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결방 이유를 밝혔다.

김재철 MBC 사장이 이날 오후 임원회의에서 사규 위반을 이유로 PD수첩의 방송 보류를 지시해 결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PD수첩의 4대강 관련 방송이 결방되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해온 야당과 좌파 언론 및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MBC가 MB정권의 방송이 됐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방송의 편성권을 침해한 불법이고 나아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김재철 사장의 ‘방송 보류’ 지시를 비판했다.

또 민주당 문방위원회 의원들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이명박 정부와 김재철 MBC 사장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MBC를 항의방문 했다.

자유선진당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는 ‘수심 6m확보하기’였나? 국민은 진정 궁금하다. 4대강 살리기가 운하의 전초작업인가?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고,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김재철 사장을 비롯해 결방 사태에 관여한 MBC 임원진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와 민주노총,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연대, 참여연대 등 좌파.언론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MBC 사옥 앞에서 사측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이날 저녁에서 같은 장소에서 촛불시위를 열 예정이다.

이날 하루종일 좌파 매체를 중심으로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확대재생산 하는 보도가 이어지는가 하면, 심지어 한가인-연정훈 부부의 이혼설이 PD수첩 결방 문제를 덮기 위한 ‘화제전환용 루머’라는 추측성 보도까지 쏟아졌다.

반면,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MBC 사장이 민감한 내용의 자사 프로그램을 먼저 볼 수조차 없는 MBC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4대강 사업을 다룬 시사 프로그램이고, 특히나 광우병 왜곡 방송 전력마저 있는 PD수첩의 내용을 사장이 방송 전에 미리 보지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만일 PD수첩 제작진이 왜곡 보도를 감행하면 그 책임은 김재철 사장이 져야 하는데, 책임질 사람이 방송 내용도 알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프리존뉴스 엄병길 기자 (bkeom@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