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종편 채널 JTBC는 駐美 한국 대사관 보고서를 인용해 ‘윤창중 前 청와대 대변인과 인턴 A씨 두 사람만 술자리에 동석했다’고 보도했으나, <연합뉴스>는 이와 상반된 보도를 했다.

윤창중 前 대변인은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술자리에 운전기사가 함께 있었다면서 ‘성추행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제가 어떻게 그 여성을 성추행 할 수 있겠느냐. 운전기사가 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성추행 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그 앞에서 暴言(폭언)을 할 수 있겠느냐. 30여 분 간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운전기사 또한 한국인 교포였다.” (기자회견 녹취록 발췌)>

이와 관련, JTBC는 11일 오후 “7일 밤 워싱턴에서의 술자리에는 윤창중 前 대변인의 주장과 달리 尹 前 대변인과 인턴 A씨 두 사람만 있었던 것으로 대사관 진상조사 결과 확인됐다”라고 했다.  

JTBC 보도 캡처

매체는 “주미 한국대사관이 사건 발생 후 피해여성 A씨와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기사는 두 사람을 내려준 뒤 현장을 떠난 것으로 돼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후 尹 前 대변인이 A씨와 술자리를 함께 하면서 성희롱과 함께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했다. 깜짝 놀란 A씨는 워싱턴에 사는 친구를 술자리로 불러내 위기를 넘겼다”라고 했다. JTBC는 또 보고서 내용을 전하며 ‘A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참고 넘겼지만 다음날 새벽 자신을 방으로 불러 속옷 차림으로 폭언을 퍼붓자 신고하게 되었다’는 요지의 설명도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연합뉴스>, JTBC와 상반된 보도 내놓아

반면 <연합뉴스>는 JTBC와 다른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도 같은 날인 11일, 주미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사를 해 본 결과 (尹 前 대변인과 인턴 A씨, 운전기사 등) 3명이 술자리에까지 간 것은 맞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보도 캡처

대사관 관계자는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세 명이 같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중간중간 운전기사가 (술자리를) 나오고 들어가고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注: 운전기사)도 현장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하고, 특히 순식간에 이뤄진 ‘문제의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운전기사가 尹 씨와의 술자리에 同席(동석)한 것은, 이 기사에 등장한 대사관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단정적 보도를 한 JTBC

JTBC가 전한대로 ‘주미대사관 보고서’는 A씨와 그 주변 인물만의 진술만을 근거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사관 진상조사 결과 확인됐다”는 표현을 써, 마치 정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검증된 것처럼 썼다. 또 <중앙일보> 인터넷판은 이 기사를 한때 머리기사로 올리는 등 상대적으로 비중있게 다뤘다.

운전기사의 동석 여부와 술자리에 머문 시간 등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그런데 JTBC(중앙일보 포함)는 A씨의 진술로 작성된 단편적인 자료만 가지고 단정적 보도를 해 결과적으로 독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말았다.

조갑제닷컴 조성호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尹 대변인이 가는 도중 ‘어디서 술 한잔 할 수 없느냐’고 해서 W호텔로 갔다. 처음엔 꼭대기층에 갔는데 자리가 없어서 지하 바로 갔다”고 증언했다.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尹 前 대변인은 “꼭대기층 바가 너무 비싸 허름한 지하로 옮겼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술자리의 좌석 배치에 대해 “가운데 긴 테이블에 내가 尹 대변인 옆에 앉고 A씨는 맞은편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시 가까워지니 바가 문을 닫아야 된다고 하면서 ‘호텔 로비 소파에서 마실 수 있다’고 해서 자리를 옮겨 마저 마셨다”고 했다.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직접 본 것은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만 호텔에 도착했을 때 尹 대변인이 평소와 달리 (기자들 많이 돌아다니는) 후문 말고 정문에 내려달라고 했다. 尹 대변인이 먼저 내리면서 A씨에게는 ‘1분 정도 있다 내리라’고 했다.”>

그는 조찬간담회가 예정된 8일 아침 상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尹 前 대변인이) 7시 반이 돼도 안 내려오더라. 그래서 A씨한테 전화를 했는데 다른 여성이 받았다. 이 여성은 격앙된 목소리로 ‘A씨는 이제 일 안 하니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A씨와 문화원 여직원이 尹 前 대변인을 경찰에 신고한 시점이 8일 아침이라고 했다. 이때 尹 前 대변인이 알몸 차림으로 A씨를 방으로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