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한이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 2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소위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굳건히 지키며 당의 선군혁명(先軍革命)의 위업을 다그치는 데서 지침으로 되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2월 개최한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중요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뒤 9일 만에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다.

2.
북한이 중요결론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다. 우선 선군절(先軍節)을 맞이한 군사적 도발 또는 내부결속용 선전·선동 구호일 수 있다.

25일은 북한의 선군절이다. 선군절은 김정일이 1960년 8월25일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처음으로 방문해 ‘선군(先軍)혁명’ 통치를 영도했다고 선전하는 날이다. 이 탱크사단은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했다.

3.
중요결론의 좀 더 구체적 내용은 김정은의 최측근인 軍총정치국장 최룡해 발언을 통하여 추측해 볼 수 있다.

26일 북한은 중요결론이 “당의 선군혁명(先軍革命) 위업”을 위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최룡해는 전날 평양 중앙보고대회에서 선군혁명을 “주체혁명(主體革命)의 새 시대를 승리적으로 열어나가는 만능의 보검”이라고 정의했다. 주체혁명 위업은 북한 헌법·조선로동당 규약에 나오는 북한의 목표로 한반도 전역을 주체사상화, 김일성·김정일주의화 하는 적화통일이다.

최룡해는 이날 대회에서 김정은이 주체혁명·선군혁명, 즉 적화통일을 완수해 갈 것이라며 “우리 인민은 전쟁을 바라지 않으며 어떻게 해서든지 동족상쟁을 피하고 조국을 자주적으로, 평화적으로 통일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 조선민족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 침략과 전쟁책동을 단호히 반대배격하고 북과 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며 통일을 방해하는 그 어떤 행위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새 세기 민족공동의 통일대강이며 평화번영의 리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기치높이 조선반도에서 새 전쟁을 방지하고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나라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4.
소위 중요결론은 김일성의 ‘주체혁명’, 김정일의 ‘선군혁명’이라는 적화통일을 위해 김정은이 제시하게 될 새로운 슬로건일 수 있다. 남한에 6·15와 10·4선언 연방제를 강요하는 것을 핵심으로 ‘자주혁명’ ‘통일혁명’ 같은 김정은 시대를 상징할 새로운 용어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특구확대나 6·28 방침 구체화” 등 사기성(詐欺性) 실용·화해·협력 제스처도 나올 수 있다. 이 같은 김정은의 독자행보에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세력, 특히 군을 다독이고 이반(離叛)을 막기 위한 조치는 필요할 것이다. 실제 북한에서 최근 권력의 중심을 군(軍)에서 당(黨)으로 옮기는 조치도 같이 취해지고 있다. 지난 해 개정된 ‘전시사업세칙’이 전시사업 총괄 지도기관을 국방위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로 변경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것은 북한의 잠재적 권력갈등이 권력투쟁으로 표면화되는 시작일 수 있다.

5.
김정은 정권은 박근혜 정부 남은 4·5년 동안 6·15와 10·4연방제 적화를 더욱 추동할 것이다. 만일 정부가 “화해·협력” 운운하며 어영부영 시간만 때우면 심각해진다. 북한은 연방제 적화를 하지는 못해도 핵무기·생화학무기·미사일 개량과 종북(從北)세력 확산을 위한 시간을 벌게 된다.

한국은 북한의 거짓 평화, 가짜 평화공세에 원칙을 가지고 버텨야 한다. 나아가 북한의 권력갈등을 부추겨 내폭(內爆)을 유도해야 한다. 어설픈 햇볕정책 재판은 재앙을 잉태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