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떤 악조건까지 견딜 수 있을까? 지금 상황은 나에게
던져진 시련이다, 나는 그 TEST를 받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 견뎌 나갔습니다'라고 硫黃島(유황도)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前통신병 '아키쿠사 쓰루지'(秋草鶴次, 87세)씨는 증언했다.

당초, 美軍이 '5일이면 끝낸다'고 장담한 硫黃島 전투는, 日本
陸軍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 중장이 '하루라더 더 전
투를 길게 가져가는 가운데 섬(島)을 死守하면, 日美和平
교섭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결단 하에 철저하게 버티게 되어 
37일간이나 전투가 계속 이어졌다.

日本側은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 奇策(기책)으로서 지하호를
활용한 게릴라戰을 전개하여, 美軍으로 하여금 당초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했다.

'빨리 승부 볼 필요 전혀 없다. 오직 게릴라戰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구리바야시(栗林)중장의 당시 전투강령이었다. 보통의
전투에서는 없는 개념으로서, '총도 가급적 쏘지 마라, 온전히
버티는 게 최우선이다, 지하호에서 나와 잠깐 응전하고 그대로
다시 호로 돌아간다'는 중장은 지침은 확고했다.

이같은 지구전에 의해 나중에는 먹을 쌀이 완전히 떨어져 건빵
몇 조각으로 하루를 다 버텨야 하는 나날이 계속됐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통신병 '아키쿠사'(秋草)씨는 본토로부터의 암호를
수신하여 전령으로 섬(島)의 본부가 은신한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 한번은, 이동중에 美軍과 조우하여 총격을 받아
한쪽 다리(足)에 갑자기 큰 통증이 느껴졌다. '손으로 다리를
만져 보았는데 감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중상을 입은 것을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아키쿠사(秋草)씨는 감각을 잃은 다리를 끌어가며 본부를
향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손을 보자 오른 손의
손가락 3개가 없어진 상태에서 손은 이미 피투성 상태가 되어
있었다. 



요코스카(横須賀) 제2 海兵団에 입대한 아키쿠사
(秋草)씨. 입대 당시 15세였다.


3月 초순, 유일한 식량이었던 건빵도 다 떨어지게 되고, 
'아키쿠사'(秋草)씨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약이나
붕대가 모두 떨어져 '아키쿠사'(秋草)씨가, 손과 다리에 입은
부상은 치료가 제대로 되지않아 상처는 화농(化膿)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하참호에 대한 美軍의 인정사정 없는
火攻(화염방사기 등)이 시작됐다.


■ 지하호에서 목격한 '지옥圖'

어느 날, '아키쿠사'(秋草)씨가 있던 지하참호에 대량의
물(水)이 흘러 들어왔다. 美軍의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상처를
보호하고자 아키쿠사(秋草)씨는 서둘러 흘러들어 온
물(水)로부터 기어서 벗어났다. 

'흘러들어 온 물에는 배설물이나 부패하여 짓무른 死体(사체)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휘발유가
섞였던 것입니다. 지하호는 삽시간에 불바다로 변했습니다.
美軍이 불(火)을 놓은 것입니다. 흘러 들어온 물 가운데
그대로 있었던 병사들은 온 몸이 불덩어리가 되어 비명을
지르고 절규를 하면서 몸부림 쳤습니다. 불에 의한 화상으로 
피부가 흐물흐물 떨어진 兵士도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은
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이러한 미군의 공격으로부터 겨우 목숨을 건진 '아키쿠사'
(秋草)씨는 그 후로 다른 지하호에서 굶주림과 상처의 처절한
고통을 견디며 지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머리
바로 위 지면으로는 美軍 전차(탱크)가 이동하면서 내는
캐터필러 굉음이나 美軍병사들의 발자국 소리들이 몽롱한
정신상태에도 불구하고 또렸하게 들려 왔다.

한계에 도달한 아키쿠사(秋草)씨는 지하호 안에서 결국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된다.


■ 수용소에서도 방심할 수 없어

다시 눈을 떴을 때, 아키쿠사(秋草)씨는, 괌에 있는 병원의
침대 위에 있었다. 지하호 안에서 의식불명이 된 아키쿠사
(秋草)씨는, 美軍의 軍用犬에게 발견되어 美軍兵士의 손에
의해 괌 병원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아키쿠사(秋草)씨는
괌에서 하와이로 연행되어, 美軍으로부터 취조를 받은 후,
뉴욕, 워싱턴, 버지니아 등의 포로수용소를 전전하게 된다.

'버지니아 수용소에는 日本 외에 독일, 이탈리아 포로도
있었습니다. 각국에서 한 명씩 수용소 주방에서 요리를
담당할 者를 뽑게 되었는데 日本병사로는 제가 뽑혔습니다.
포로의 기상시간은 자유였지만 저는, 매일 5시에 일어나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포로들은 오전 7시, 8시 등 각자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 풀베기 등을 했습니다'

'독일, 이탈리아 포로들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식당에 와 
식사를 마칩니다. 반면, 日本人 포로의 경우, 개인별로
마음대로 와서 식사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금연인데도
식기에 담배재를 수북하게 쌓아놓고 가는 것도 日本人
포로였습니다. 가장 매너 나쁜 것이 日本人이었기 때문에,
나는 창피했습니다'

수용소 생활로 정신이 황폐해져가는 포로도 많았는데,
아키쿠사(秋草)씨는 스스로 규율을 만들어 생활하는 등
자신을 최대한 온전히 지키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전장과 같은
수용소에서도 아키쿠사(秋草)씨는 강인하고 숭고한 정신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고, 드디어 日本으로의 귀국이 이루어졌다. 시애틀을
경유하여 '요코스카'(横須賀)로 향하게 됐다. 아키쿠사(秋
草)씨가 고향인 '아시카가'(足利)로 돌아온 바로 그 날,
고향의 소학교에서는 합동장례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아키쿠사(秋草)씨는 가 보았는데 거기에는 자신의 영정사진이
놓여져 있었다.


■ 美軍으로부터의 찬사, 그리고 긍지

2008年, 아키쿠사(秋草)씨는 63년 만에 硫黃島 땅을
밟았다. '戦史의 기록을 확인한 결과 지금도 당신이 생존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당신을 硫黃島로 초대하고 싶다'
당시 駐日美육군 '프란시스 어신스키' 司令官으로부터
초청장이 온 것이다.



硫黃島 전투를 회상하는 '아키쿠사 쓰루지'
(秋草鶴次, 87세)씨


美軍의 입장에서도, 死力을 다한 硫黃島 전투는 지금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자존심을 건 전투로 남아 있는 것이
다. 美軍수송기로 硫黃島 활주로에 내린 아키쿠사(秋
草)氏는, '이 밑에는 지금도 무수한 병사의 유골이 잠
들어 있다'는 생각에 특별한 감회에 젖어 들었다. 그리
고, 솟구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전사한 者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싸웠던 것일까요?
그것은 필시 平和를 위해서일 것입니다. 수 많은 者
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비로소 平和가 찾아온 것입
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平和의 존귀함을 후세에 전
하기 위해, 우리 모두는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