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자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남에게 끌려 덩달아 하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북한 주민들도 이 속담을 입버릇처럼 사용한다. 그런데 남한과 의미가 조금 다르다고 한다. 동지, 동무를 강조하는 사회여서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문자 그대로 절대적 우정을 표현하는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좋은 속담이 최근 북한에선 금지어처럼 돼 버렸다고 한다. 뉴포커스 통신원의 제보에 의하면 최근 북한의 직장들에서 이 속담을 쓰지 말도록 통제한다고 한다. 원래 우리 나라 속담이 아니라 남조선 속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는지 당의 선전선동 문구에서도 조용히 사라졌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북한의 많은 사람들이 이 속담을 탈북 은어처럼 사용해서라고 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친구들과 '강'을 건너 '남'한으로 간다는 의미로 번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북한 사람들이 자기 마을에 탈북자가 발생하면 가족과 함께 갔는데도 "친구 따라 강남 갔어"라고 말한다고 한다. 어느 누가, 혹은 가족이 남조선으로 갔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어서 돌려 말하게 된 것이 탈북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재입북 탈북자들의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북한 사람들은 '친구따라 강북 왔구나'라며 장군님 품이 그리워 다시 왔다는 재입북 탈북자들의 주장을 비웃었다는 것이다. 결국 김정은 정권은 이 속담이 '탈북을 조장하는' 용어처럼 들려서 '남조선 속담'이라는 구차한 변명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통신원은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도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웃는다. 나중엔 속담까지 못 쓰게 하느냐. 옛날부터 있었던 속담인데 그때에도 남조선, 북조선으로 갈라져 있었나. 그때는 이조시대였던 것 같은데… 입에서 자꾸 나오는 말을 어떻게 못하나?"라고 대놓고 조롱한다고 전했다. 우정의 대명사였던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탈북의 대명사로 되어버린 오늘의 북한 현실이다.

요즘 북한 주민들은 탈북자 대부분이 넘은 두만강을 '도망강'으로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두만강의 어원이 실제 도망강이라는 설이 있다. 백두산 천지 물이 흘러넘쳐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천지용왕의 셋째 아들이 용궁에서 '도망'하여 물줄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전설 속 천지용왕의 셋째 아들은 도망하여 주민들을 도운 반면 김정일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은 도망하는 주민들을 잡아들인다. 역시 틀림없는 김씨 3대세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