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39회 <趙甲濟의 현대사 강좌>에서 지난 22일 별세한 김영삼 前 대통령의 ‘역사적 위치’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강좌에서 趙 대표는 김영삼 前 대통령이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폭력적으로 나아가거나 좌경화(左傾化)되지 않았다”며 “의회 민주주의자로서 국회를 중심으로, 언론과 여론을 중시하면서, 특히 선거를 통한 민주화 투쟁을 하였다”고 평가했다.

趙 대표는 특히 金 전 대통령이 지휘했던 1985년 2·12총선을 언급하며 “전두환 정권의 야당 분열 시나리오를 깨고 민주화를 대세로 만든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趙 대표는 김영삼·김대중 두 인물을 비교하며 “김영삼은 자신이 독재자라고 주장하는 남북한의 모든 정권을 상대로 싸우고 비판했으나, 김대중은 북한의 독재자를 비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趙 대표는 이어 “김영삼은 승부에 승복하는 사람이었다”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1970년 신민당 경선에서 김대중에게 패배한 이후 이듬해 대통령 선거에선 김대중 후보 유세를 하고 다녔다. 1987년 대통령 직선을 앞두고 김대중은 신민당을 나와 평민당을 따로 만들어 출마하였다. 김영삼과 김대중이 분열하는 바람에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래서 김영삼 前 대통령은 ‘제1의 민주투사’라고 평가한다.>

趙 대표는 “김영삼의 행운은 그의 야망이 용기를 만들고 이것이 시대의 흐름과 맞았다는 점일 것이다. 그는 시간의 사나이였다. 시간 약속을 어기는 적이 없었다. 당무회의를 소집하였을 때 한 사람만 나와도 회의를 했다고 한다. 여러 번 인터뷰를 하였지만 늦는 법이 없었다. 그는 시간약속이 모든 약속의 근본이라고 믿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趙 대표는 그러나 김영삼 前 대통령이 “역사, 국가, 국민을 상대하는 자리인 대통령이 된 뒤에도 독재와 투쟁하던 당시의 제한적 시각과 거친 문법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趙 대표는 “한국 민주주의 건설의 제1공로자는 이승만, 두 번째는 박정희”라며 “이승만 박정희는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안보·경제·제도 등을 건설하고 지켜낸 사람”으로 꼽았다.

趙 대표는 “김영삼·김대중은 민주주의의 일부인 기본권, 즉 언론의 자유, 선거의 자유, 개인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싸운 사람”이라며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은 방법은 달랐지만 모두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趙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70代에 역사를 바꾼 다섯 反共 지도자’로 윈스턴 처칠, 이승만, 콘라드 아데나워, 샤를 드골, 로널드 레이건을 꼽았다. 趙 대표는 이들 다섯 지도자가 “70대의 노구를 이끌고 역사를 바꾼 건강의 힘은 육체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사명감에서 우러난 정신력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특히 “공산주의에 대한 분노가 건강의 비결이었을지도 모른다. 종교적 신념, 건강, 지성, 경륜이 합쳐지니 나이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리/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