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뉴포커스 북한 통신원은 전화통화에서 "김정일 사망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그리움은커녕 정치행사에 동원되어 추위에 떨 생각을 하니 몸이 으스스 떨린다. 12일부터 동 여맹에서 오전 오후로 김부자 동상 주변 정리와 눈 치우기에 총동원되었다. 어차피 다음날 눈이 오면 또 쌓일 텐데 매일같이 주민들을 눈 청소에 내몬다."고 전해왔다.

"동 여맹은 꽃바구니 비용으로 여맹원 한 사람당 중국 돈 5원을 거두어갔다. 뿐만 아니라 추모식 날 개인들이 들고 갈 꽃은 무조건 생화로 준비하라는 지시다. 요즘은 개인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생화를 재배하여 비싼 값에 판매한다. 당장 살기도 힘든 상황에 김정일 추모식까지 겹쳐 주민들의 원성은 높아만 간다."고 부연했다.

2014년 남한에 정착한 혜산 출신 김 씨는 김정일 사망 당시 북한에서 살았다. 그는 김정일이 사망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의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김정일이 사망한 날은 유난히 추웠다. 항간에서 김정일이 암이요, 뇌출혈이요 하는 소문이 많이 돌았지만 설마 그렇게 빨리 죽는다고 생각 못 했다.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다면 제명을 못 살고 죽었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이 정권을 잡은 후 인민생활은 종전보다 더 어려워졌고,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다. 조직별로 모여 줄지어 가는데 얼마나 추운지 절로 눈물이 났다. 거기다 바람까지 불어 머리도 들지 못하고 저마다 목을 움츠리고 걸어갔다. 주민들의 눈가에 고이는 눈물은 죽어서도 산 사람을 고생시키는 김정일에 대한 원망의 눈물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기념탑에서 추모가가 장중하게 울렸지만, 사람들의 감정은 김일성 때와 다른 느낌이었다. 눈물이 나오지 않아 서로마다 눈치를 보면서 내키지 않는 거짓 울음소리를 냈다."고 덧붙였다.

2013년에 남한에 정착한 또 다른 탈북민 보천 출신 김경준 씨는 "우리 같은 젊은 세대들은 김정일 사망소식에 '그의 사망으로 인해 새로운 변화가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해보았다."고 증언했다.

"당시만 해도 김정은이 아직 애송이티를 벗지 못한 터라 주민들 속에는 장성택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김정일 사망 후 중국을 방문한 장성택이 귀빈 대우를 받는 것을 보면서 경제전망에 대한 희망도 가져보았다. 하지만 주민들이 상상했던 희망도 잠시, 장성택은 반역죄로 처형되었다. 김정일이 죽으면 새로운 시대가 들어서기를 학수고대하던 주민들의 기대는 수포가 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씨는 "김정은이 정권을 잡으면서 사람들 속에는 '둘째 며느리 맞아봐야 맏며느리 수고를 안다'는 소문이 난무하다. 김정일이 생전에 주민들을 못살게 하더니 김정은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는 뜻이다. 거기다 김정은은 수많은 간부를 처형하고 전국에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오늘의 북한 현실과 맞는 말이다."고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