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일본인 가토 타츠야(加藤達也·49, 사진) 산케이신문 前 서울지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출처: 산케이신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동근 부장판사)는 17일 “피고인의 기사는 부적절한 점이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가토 前 지국장은 지난해 8월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칼럼 기사에서 세월호 사건 당일 朴 대통령이 정윤회 씨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이 긴밀한 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가토 前 지국장를 기소하면서 ▲가토의 기사가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고 ▲허위 사실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취재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오랜 특파원 생활로 국내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사과나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밝혔었다. 검찰은 지난 10월 2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었다.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지난 3월 열린 공판에서 휴대전화 발신지 추적 기록, 청와대 경호실 출입 관련 공문, ‘세월호 참사 당일 정윤회 씨와 점심을 먹었다’는 한학자 李 모 씨의 증언 등을 볼 때 “朴 대통령과 정씨가 세월호 당시 만났다는 소문은 허위”라고 밝히면서, 가토 前 지국장 변호인에게 朴 대통령에 대한 소문의 진위보다 비방 목적이 있었는지 또는 언론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지에 대한 변론을 집중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가토 前 지국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데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판결 직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을 평가한다”며 “일한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일한 관계의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것이 일한 관계를 추진하는 가운데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