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5. 산케이(産經)신문

일찍이 만주철도(満鉄) 조사부(調査部)에서 활약하고,
러시아語에도 능숙했던 야마모토 하타오(山本幡男)씨
가 舊소련 강제수용소에서 사망한 것은, 1954년 8월이
었다. 시베리아 억류 9년째의 일이다. 그리고 그 2년
후, 한 남자가 유족을 찾아왔다. 야마모토(山本)씨의
유서(遺書)를 지참한 상태였다.

▼한 통(通), 그리고 또 한 통, 유서들이 각각 다른 남
자들에 의해 잇따라 도착했다. 수용소에서는 문자(文
字)를 기록하여 남기는 것은 스파이 행위로 간주되었
기 때문에 사물검사(私物検査)에서 종이 비슷한 물건
은 가차없이 압수되었다. 유족이 받은 유서는, 야마모
토(山本)씨를 존경하던 사람들이 야마모토씨의 말(이
야기)을 분담하여 암기(暗記)하고, 귀국 후에 글로 옮
긴 것이었다('収容所로부터 온 遺書', 文春文庫).

▼어제 小紙(산케이)는 소화사(昭和史)의 귀중한 자료
로서 日本語 '투쟁가곡집'(闘争歌曲集)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이토록 삼엄했던 소련 당국의 감시
를 피해 보존되어 온 것이다.

▼가곡집은, 소련 당국에 의해, 공산주의(共産主義)
사상을 주입하는 용도로 사용된 듯하다. 가곡집 소유
자는, 수용소內 악단으로 있을 당시 아코디언을 연주
했다. 1949년 11월 귀국할 당시, 악기 속에 감추어
갖고 들어와 이후 66년간을 보관해 왔다.

▼2001년 세상을 뜬 국민적 가수 미나미 하루오(三波
春夫)씨도 약 57만 5000명으로 추계되는 舊소련內
일본인 억류자의 한 명이었다. 미나미씨 역시 수용소內
악단에 소속되어 各 수용소를 순회하며 노래를 불렀다.
공산당(共産党) 입당을 재촉하는 선전가(宣伝歌)를
만들어 부르기도 했던 경력을 감안하면, 당시 '투쟁
가곡집'(闘争歌曲集)을 접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잠자는 농민이여, 노동자여, 새로운 시대를 깨워
라'. 귀국 후에도 얼마 간, 미나미(三波)씨의 노래에
는 이런 식의 슬로건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적색
화(赤色化=붉은사상化, 좌경化)의 저주와 속박(呪縛)'
으로부터 벗어난 후로는, 정치와 역사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만년(晩年)이 되어 미나미씨는
많은 강연(講演)을 통해, 소련의 비도(非道)와 전쟁
중 위정자(為政者)의 무능(無能)을 신랄하게 비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