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對南공작 실무 총책임자인 김양건(사진) 노동당 對南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통전부장)이 29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양건 동지의 서거에 대한 부고>를 통해 “김양건 동지가 교통사고로 주체104(2015)년 12월29일 6시15분에 73살의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하였다”고 보도했다.

부고문은 김양건이 “당과 수령의 령도를 높이 받들고 주체혁명위업의 종국적 승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쳐 헌신적으로 투쟁하여온 우리 당과 인민의 훌륭한 아들”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양건은 지난 8·25 합의의 북측 당사자였다. 당시 판문점에서 열린 회담에 황병서와 함께 등장해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만났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김정은이 특사 격으로 방한시켰던 인물이다.

김양건은 지난 2월 이명박 前 대통령의 자서전이 공개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숙청설이 나돌았다. 李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는 김양건이 2009년 당시 노동부 장관(임태희)을 만나 쌀과 비료 등을 요구하며 “합의문 없이 돌아가면 나는 죽는다”고 사정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북한에서는 그동안 거물급 인사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해왔다. 대표적 인사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철봉 강원도당 책임비서 등이다.

김양건이 책임자로 활동했던 통일전선부(통전부)는 對南공작의 기본골격을 만드는 부서이다. 북한 對南 공작조직의 목표는 ‘남조선 혁명’을 통해 사회주의 통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통전부의 경우 “북조선은 1945년 공산화와 더불어 식민지배와 모순된 자본주의의 질곡에서 일거에 벗어났으나, 남조선은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이러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미군을 축출하고 남조선 해방-혁명-북한식 사회주의 통일을 동시에 이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통전부는 1977년 김일성의 직접교시에 따라 신설됐으며, 선전·대남방송·삐라살포·해외교포들의 포섭 및 남한 내 從北조직 관리 등 공개적인 선전·선동공작을 펼쳐왔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