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이후 매년 평균 약 7톤 분량의 독일 맥주를 세계적인 맥주 산지인 뮌헨 지역에서 수입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총 20톤의 맥주를 독일 바이에른 주로부터 수입했다고 한국 코트라가 15일 밝혔습니다.

코트라 뮌헨 무역관이 바이에른 주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독일 바이에른 주 대북 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제1비서 집권 첫 해인 2012년 이 지역 맥 4톤, 1만1000유로(약 1만2000 달러)어치를 수입해갔습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북한이 수입해간 바이에른 뮌헨 맥주량이 8톤(1만4000유로, 약 1만5000달러어치)으로 두 배 증가했습니다. 이어 2014년에도 1만5000유로(약 1만6000달러)를 들여 이 지역에서만 독일 맥주 8톤을 수입해갔습니다.

김 제1비서 집권 이후 3년간 매년 평균 약 7톤(6.7톤) 분량의 독일 뮌헨 맥주 수입이 이어진 겁니다. 흥미로운 건 바이에른 주의 대북 교역액이 2013년 642만9000유로(약700만 달러)에서 2014년 38만6000유로(약 42만 달러)로 1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점.

전체 교역액이 대폭 감소했지만 북한이 독일 맥주 수입에 쓴 금액은 오히려 이 기간에 1000유로(약 1100 달러) 정도 소폭 늘어난 겁니다. 뮌헨을 중심으로 한 독일 바이에른 주는 매년 가을 맥주축제가 열리는 전세계적 맥주 산지입니다.

2013년에는 김 제1비서가 이 지역 맥주회사인 파울라너 사를 통해 양조장을 갖춘 독일식 야외 맥주가게인 ‘비어가르텐’을 북한에 유치하려다 거절당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유력 신문인 ‘발트’는 당시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김 제1비서가 프랑스산 코냑을 즐겼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맥주 애호가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다른 교역 품목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꾸준히 뮌헨 맥주를 수입해간 배경이 김 제1비서의 맥주 사랑일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한편 독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북한과 독일 간 전체 교역액은 1864만9000 유로(약 2000만 달러)로 이 중 독일의 대북 수출이 980만 유로(약 1100만 달러), 대북 수입이 884만9000유로(약 964만 달러)였습니다. 북한이 독일과 교역에서 95만1000유로(약 100만 달러) 정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