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자문회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지역협의회가 1월7일, 단체 부의장 오공태 명의로 “북한의 수폭실험에 대한 항의문”을 발표했다. 吳公太는 민단중앙본부의 단장이다.

민단중앙본부는 이 항의문을 가지고 1월7일 조총련 중앙본부 앞에 가서 항의활동을 했다고 한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50여명의 민단원이 조총련 본부 앞에 가서 항의 활동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기특한 생각에서 항의문을 찾아 보았다.

抗議文은 민단중앙본부 인터넷홈페이지의 일어판에 올라 있었다(* 한국어 판에는 없었다). 그런데 항의문을 보고 아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과 날자 등을 빼면 내용이 12줄인 짧은 항의문이다. 平統 일본지역협의회의 항의문에는 북측의 핵실험이 핵미사일의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며, 이것이 대한민국의 안보에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인가 라는 인식 따위는 전혀 없었다. 북측의 핵미사일에 무방비로 노출된 대한민국과 국민들이 취해야 할 대응과 각오 등은 눈꼽 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첨부에서 보듯이, 짧은 항의문 속에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이 세 번이나 나온다. 우리가 지겹게 들어온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은, 평양 측과 중국측이 한미동맹을 견제하고, 대한민국을 핵무기 앞에 벌거숭이로 만들기 위해 사용해온 표현이며 전술이다.

북측의 핵무장을 포기시키는 노력에 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가? 오공태 단장과 민단중앙본부는 제 정신인가?

김정은의 폭거에 분노한다면 당연히 우리의 생존을 위한 대응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항의문은 그저 방관자적 규탄과 촉구뿐이었다. 그 흔해빠진 ‘제재 요구’도 없다. 일본사회의 비판과 규탄보다도 못했다.

항의문은 한 걸음 더 나가서 북한이 ‘6者회담’에 나오도록 촉구하고 있다. 중국측이 주도한‘6자회담’이란 사기극이 지금까지 북측에게 핵무장을 위한 시간을 벌어준 데 대한 국내외의 준엄한 지적과 반성을 모르는 것인지, 혹은 알면서도 6者회담을 찬성하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우나, 이러한 항의문을 받은 조총련 본부는 불쾌하기는커녕 내심 크게 반기었으리라고 생각한다.

평양 놈들과 조총련 입장에서는, 저들이 전개해온 선전 공작이 효과를 보아, 民團 중앙본부는 물론, 평통자문회의 일본지역협의회까지 세뇌한 성과를 확인한 셈이다.

아마도 이 ‘항의문’은 민단이 본국 정부로부터 연간 수십 억 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마지못해 발표한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는 1월13일에 동경 도심의 호화호텔을 빌려서 개최한 민단중앙본부의 신년회에서, 吳公太 단장이 대한민국의 미증유의 위기인 북측의 수폭실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일본사회의 쓰레기 같은 부류들이 한국, 한국인들을 욕하는 소위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서만 장황하게 언급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본국정부의 보조금으로 발행하는 민단 기관지 ‘민단신문’을 보았다. ‘民團新聞’은 新年號에 사설도 없었다. 조총련은 다 망해가는 상황에서도 죽을 각오를 하고 대남공작에 전력을 기울이는데, 민단 중앙본부는 북한 밖에서는 일본에만 존재하는 두 개의 ‘반국가단체’(조총련, 한통련)와 투쟁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생활인 단체'라고 규정한다. 이런 민단에 정부예산(세금)으로 거액을 지원하는 것은 아무래도 아까운 생각이 든다.

재일민단은 올해가 창단 70주년이라고 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민단 직원들과 재일동포들이 있다면 각성하고, 지금부터라도 좀 공부하기 바란다.

첨부: 민단의 항의문

항의문

1월6일 북한은 소위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 발표하였다. 평화를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반하는 북한의 무분별한 핵실험에 대하여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고 이에 단호히 항의한다.

이번 4차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히 위반되는 행위이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염원하는 8천만 한민족과 국제사회에 대한 절대적인 군사도발 행위로서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우리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일본협의회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협하는 핵실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항의한다.

1. 우리는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협하는 핵실험을 강행한 망동을 단호히 규탄한다.

1. 우리는 북한이 핵개발을 즉각 포기하고 평화통일을 위하여 조속히 남북 대화와 6자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1. 우리는 조선총련이 같은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반대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16년 1월 7일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일본지역 협의회 부의장 오 공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