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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뒷산에서 유엔군을 만나다

나는 두메산골 중에서도 가난하고 낙후된 경상북도 달성군 옥포면 김흥리 124번지에서 김의법·석복조 부모님의 장남으로 1942년 5월8일 태어났다. 3남 3녀중 둘째로 위로 누님 한 분이 계시고 남동생 2명과 여동생이 2명이다.

내가 태어난 김흥리는 비슬산이라는 1000m 정도 되는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고, 서쪽으로는 낙동강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아름다운 고장이었다. 특히 옥포면에서 서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고령군과 현풍면이 나오는데 요즈음 국제적인 천연늪으로 유명해진 우포늪이 있다. 지금은 대구시가 발전을 거듭하여 현풍면에 테크노 폴리스가 들어서고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여 대구·경북 발전에 기여하는 산업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반송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던 여덟 살 때 6·25 전쟁이 일어났다. 북한의 기습적인 남침이었다. 어렸지만 지금도 그 시절이 내 기억 속에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 동네 뒷산은 300m 高地(고지)였는데 이곳에 유엔군의 전투지휘소가 설치되었다. 낙동강 방어선이던 낙동강철교, 고령대교와 인접했다. 유엔군이 위치한 동네 뒷산 전투지휘소에 소요되는 장비 및 전투지원용품을 동네 노인들이 지게로 지고 운반하여 주었다. 우리들은 유엔군을 뒤따라 다녔고 유엔군은 우리에게 전투식량인 과자류와 껌, 통조림 깡통을 주었다.

피난을 떠나던 날이 기억난다. 동네 상공으로 작은 비행기(L-19)가 돌면서 비행을 계속 하였다. 얼마 뒤 스피커로 안전한 지대로 피난을 떠나라는 연락을 받고서 시골동네를 떠나 피난을 갔다. 피난 때 내게 맡겨진 일은 동생을 업고 다니는 것이었다. 여덟 살 어린애가 더 어린 동생을 업고 부모님을 따라 험한 陸路(육로) 4km를 걸었다. 옥로면 옥연지 냇가에서 며칠간 피난생활을 했다. 밥을 짓고 반찬은 된장과 소금으로 식사를 하였다. 그후 화원과 월배를 거쳐 대구시내 대명동 친척집으로 피난을 갔다.

우리가 살던 옥포면은 낙동강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던 낙동강 서부전선에 가까워 모든 가옥들은 파괴 또는 화재로 인하여 동네의 모습이 사라졌다. 공산군은 開戰(개전) 초기에 파죽지세로 밀어붙였고 낙동강이 최후의 방어선으로 선정되었기에 너무도 큰 전투가 1950년 8월과 9월에 벌어지게 되었다. 인민군의 8월공세와 9월공세에 반격을 가한 국군과 유엔군 간의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처절한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초등학교 6년, 중학 3년간 皆勤賞(개근상)

초등학교 시절, 미국의 원조로 대형 드럼통에 가루우유를 넣고 물을 부워 대형솥에 끓인 우유를 점심대용으로 먹었다. 초등학교 졸업시 6년 개근상을 받았다.

옛날 시골은 지금보다 훨씬 추웠다. 난방도 잘 안되고 따뜻한 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동절기에 몸을 제대로 씻는 것이 어려워 소 가마솥에 물을 끓여서 들어가 몸을 씻기도 했다. 몸을 씻다 가마솥 끝부분에 부딪쳐 몸과 팔에는 상처도 많이 생겼지만 치료할 약도 없었다.

1955년 3월, 우리 동네에서 초등학교를 같이 졸업한 친구는 8명이었다. 4명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나머지 4명은 가정 형편상 진학하지 못하였다. 나는 중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어려운 환경에서도 진학을 하게 되었다.

달성군 화원면에 위치한 달성중학교는 우리 동네에서 8km 이상 떨어졌기 때문에 등교시간은 편도 2시간 이상이 걸렸다. 하절기에 비가 많이 내리면 개울의 물이 불어 건너지 못하여 등교가 어려워졌다. 이때는 뒷산길을 이용하여 학교까지 가야 했는데 3시간 또는 4시간이 걸렸다.

나는 대구에 있는 사범 병설고등학교로 진학해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다. 대구시내 대명동에 위치한 사범고등학교에 특차로 응시원서를 제출, 1차시험에는 합격하였다. 2차로 미술과 음악에 관한 예능시험을 보았는데 시험에 낙방했다. 사범고등학교에 진학하려면 사전에 예능과목을 별도로 공부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후회한들 어쩔 수 없어 방향 전환을 하였다.

대구 대명동에 위치한 영남고등학교에 응시해 합격했다. 학교 입학금과 수험료를 준비할 수 없어서 걱정을 할 때에 대구시내에 결혼해 살고계시는 외사촌 매형의 권유로 영남고를 포기하고 봉덕동에 위치한 대성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 학업성적이 우수하면 입학금과 수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말씀대로 입학금과 수험료를 면제받았다. 중학교 시절 편도 8km가 넘는 길을 도보로 다녀야 했던 나는 3년 동안 하루도 결석하지 않아 졸업식에서 3년 개근상을 받았다.

누님이 客地에서 번 돈으로 학교 다녀

대성고등학교의 학급 수는 4학급이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 학업을 소홀히 하는 분위기였다. 1학년을 마친 나는 입학금을 면제해 주겠다는 고등학교로 전학하기로 하고 대명동의 영남고등학교 야간부 2학년으로 轉學(전학)했다. 고등학교 야간부에서 학업성적이 좋으면 주간부로 옮길 수 있다고 하여 나는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3학년 1학기에 주간부로 옮겼다.

고등학교 시절도 가정환경이 어려워 한 학년이 높은 외사촌형님과 대명동에 방 한 칸을 월세로 얻어 자취생활을 했다. 하절기에 가뭄으로 수돗물이 부족하여 우물샘물을 길어다 생활하는 등 물 부족으로 고생도 많이 하였다. 물 한 통을 받으려면 50~80명이 대기하고 있으므로 물을 구하기 위해 밤잠을 잘 수가 없었다. 물지게를 지고 3km를 외사촌형과 교대로 지고 오면 두 통 중 한 통을 길에 흘리기 일쑤였다. 이렇게 고생스런 자취생활을 3년 동안 하였다.

이 시기는 나쁜 학생들도 많고 깡패들도 많아 잘못 걸리면 가지고 있는 돈과 시계 등을 빼앗기고 구타를 당하기도 하였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구시 대신동 달성공원 옆의 태권도(무덕관 최남도 사범) 도장에 나갔다. 1년6개월 만에 초단으로 승단했다. 그 무렵부터는 나쁜 학생들과 깡패들도 겁나지 않았다. 계속 태권도를 수련하여 대학 1학생 때 무덕관 2단으로 승단했고 1965년 4월엔 무덕관 4단으로 승단했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집안일을 돕던 누님은 경기도 안양시의 금성방직에 취업하게 되었다. 누님은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먼 곳에 가서 직장생활을 하며 동생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등록금을 마련하여 주었다. 누님 덕에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나는 지금도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공군 副士官으로 입대

가정환경이 어려워 대학진학은 포기했다. 軍입대 관련 홍보물을 보니 軍에 입영하여 군병역 의무를 필하고 공군 부사관으로 임관되면 야간대학을 다닐 수 있다는 공군 부사관 운영 제도에 대한 홍보내용이었다.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했다.

1961년 4월 공군 부사관 제 14기로 대전기술교육단 항공병학교에 입교하여 4개월간 군사 기초훈련을 받게 되었다. 군사기초훈련을 마치고 특기병과는 항공기분야 금속가공 특기로 부여받아 김해비행학교 기지인 공군 기술학교에서 4개월 동안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을 받았다.

항공기 금속가공 특기를 부여받은 동기생은 10여 명이었다. 대구 제1 전투훈련 비행단으로 배속을 희망한 동기생이 많았으나 나 혼자만 배속되었다. 1961년 11월 대구공군기지, 제1전투훈련 비행단 군수부 야전정비대대에 배속돼 제작중대 자재관리 담당업무에 종사했다. 1963년 1월에 부사관으로 임관하였다. 대학 진학을 위해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고 대구시 신천동의 청구대학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부대에서는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평일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트럭 또는 버스로 교통편을 제공하여 주었다.

中士 진급 누락에 참모총장을 찾아가다

1963년 공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동기생들 중 30%는 중사로 진급되었으나 나는 누락되었다. 특기병과인 금속가공 분야에 중사의 공석이 없어서였다. 광주 비행단 각 병과별 총 진급 대상자는 100여 명, 내가 10% 이내의 우선진급 추천자로 선별되었지만 진급을 못한 것은 군의 진급제도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해 공군 진급제도를 혁신하기로 하였다.

제1전투비행단 인사참모가 주무담당 참모라 개인면담을 하였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어 비행단장(준장 손재권)님과 면담하였으나 역시 성과가 없었다. 위로 휴가를 일주일 받아서 서울에 있는 공군본부의 참모총장(중장 장지량)과 면담하기로 결심하고 상행길에 올랐다. 이튿날 새벽 서울 영등포역에서 하차하여 대방동에 위치한 공군본부 부관참모실을 방문하였다. 참모총장 전속부관 장교는 광주시 비행장 제1전투비행단에서 근무 당시 알고 있던 대위분이었다. 방문 내용을 보고드릴 무렵 장지랑 총장님께서 출타하신다고 문을 열고 나오셨다. 간단히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총장께서는 전속부관에게 “행사에 좀 다녀오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되니 金 부사관을 아무도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고 편하게 쉬고 있게 하라”고 했다.

1시간 후에 참모총장님이 집무실로 돌아와 개인면담을 하게 되었다. 총장께서는 내용을 듣더니 인사참모부장(김영배)과 인사처장(기갑표)을 불러 금년도 부사관 진급 심사관련 자료와 진급추천자 종합명단을 확인했다. 이어 “이렇게 우수한 자원을 중사로 진급을 시키지 않는다면 누구를 진급시키느냐”고 반문하였다. 나는 중사 진급추천 대상자 중 전체 5% 이내의 우수자원으로 기록돼 있었다. 총장님으로부터 다음 진급 시기에는 반드시 진급시켜주겠다는 확답을 받고서 귀대하였다.

이 사건 이후 공군본부에서는 각급부대의 지휘관을 보좌하는 주임상사 제도가 부활 및 도입되었다. 하급부대의 사병 및 부사관들의 애로 및 상부 건의사항을 개별로 면담하고 파악하여 부대지휘관에게 보고드리고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임무였다.

1968년, 공군 學士장교로 임관

1966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공군학사장교 후보생 제56기로 시험을 치러 합격해 1967년 12월1일 대전 공군기술교육단 항공병학교 장교후보생 대대에 入校(입교)하였다. 동절기여서 많은 고통을 받으면서 4개월간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1968년 4월1일 공군 학사장교 제56기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항공기 정비 초급장교로 임명돼 대전기술교육단 공군 기술학교에 교육입교를 하였다. 교육과정은 6개월로 교육입과하여 4주간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맹장염이 발생하여 대전기술교육단 기지병원에서 수술하고 1주일간 입원진료를 받았다. 4주간 교육받은 과정에 대한 중간교육평가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 성적이 나쁘면 다음 후배들과 재교육을 받아야 했지만 다행이 무사히 통과하였다.

항공기 정비장교 초급교육과정은 營外(영외)에 거주하면서 다녀야 했기에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하숙을 정하고 출퇴근했다. 정비장교 초급과정의 동기는 10여 명이었다. 교육수료 후 배속지를 희망하는데 나는 대구공군기지인 공군 군수사령부로 배속을 원했다. 同年(동년) 10월에 대구공군기지 군수사령부로 배속, 예하비행단인 공군제5전술공수비행단으로 배속되었다. 군수부 야전정비 대대 정비중대 정비장교로 장기취역항공기인 1942년도 제작된 C-46D항공기 기체를 해체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다음 보직은 야전정비대대 행정계장(부관장교)으로 공군 중위로 진급하였다.

오키나와 美 공군기지 출장

1969년 5월15일 대구시 대명동 전영문 장인의 無男獨女(무남독녀)인 전연성과 대구시내 대신동 원예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나는 기상정비장교 교육과정을 6개월간 수료하고 수송항공기 기상정비장교로 활동하였다.

1969년도 10월 항공기 엔진 空輸(공수)를 위하여 오키나와 美공군기지로 1주일간 출장을 다녀왔다. 공군본부 작전처장(대령 김상태) 일행이 함께 갔다. 이때 항공기 내부에 골프가방 10개 정도를 서울김포공항까지 공수하였다. 골프가방은 그때 처음 보았다.

출장중 부대 정비대대장(중령 김철호)에게 텔레비전 한 대를 구매하여 오겠다고 보고드리고 내셔널 17인치 흑백텔레비전을 항공기로 공수했다. 결혼 후 대구시 대명동 처가댁에 있었는데 매일 저녁 때가 되면 텔레비전 방송을 보려고 집안 마당과 울타리에 동네 주민들 수십 명이 모여들었다. 저녁 때가 되면 텔레비전을 아예 집마루 밖으로 내놓았다. 

1970년 2월26일 장녀(미림)가 출생하였다. 산모는 출산 중 출혈이 심해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해 4월1일부로 중위에서 대위로 진급되었다. 1971년 7월13일 둘째(미영)가 태어났다.

일주일 후에 서울 김포국제공항 공군 제 256비행대대의 정비대장으로 부임했다. 나는 병사들과 영내에서 생활을 같이 하기로 하였다. 항공기는 정비 지원하는 정비사와 機人同體(기인동체)·機人一體(기인일체)가 되어 모든 성능을 파악하고 適期(적기)에 필요한 정비대책을 수립, 지원함으로써 항공기가 관리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정비지원을 하여야 된다.

HS-748 항공기

보임 1개월 후부터는 항공기 정비지원 상태가 좋아져 부대 상관으로부터 칭찬도 많이 받았다. 당시 귀빈 공수항공기 및 VIP 항공기 운영은 대구공군기지 제5전술 공수 비행단에서 운영, 지원하고 있었는데 헬리콥터 항공기는 공군 군산기지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이렇게 2개 기지에서 운영 지원하던 것을 서울김포공항에 비행지원 부대를 창설하여 수송기와 헬리콥터를 같이 운영하는 공군 제257 공수비행대대가 창설되었다. 나는 귀빈항공기 운영정비대장으로 추천 선발되어 1972년도 1월에 부임하였다. 귀빈공수 항공기 1호기는 C-118 항공기(#661)이었고 2호기는 C-54 항공기(#201)이었다. 헬리곱터 1호기는 항공기 UH-1N(#505)이었고 2호기는 UH-1N(#507)이었다.

C-54 항공기 3대를 공군참모총장 전용기와 VIP 항공기로 운영하였다. 나는 귀빈용 항공기 및 VIP 항공기와 헬리콥터 UH-IN에 대한 정비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공부하였다. 정비지원 절차도 중요하지만 항공기 운영부대에서 항공기 운영에 종사하는 정비요원의 개인별 능력과 신상파악 및 정비지원 요원의 선별운영도 중요하다.

내 신상은 항상 청와대 경호실에서 파악 관리하고 있으며 매분기별 특별신원조회를 하고 있었다. 私的(사적) 용무로 고향을 방문해 親知(친지)를 만나서도 내 업무를 알리지 않았다. VIP항공기 운영의 정비지원관리대장 직무를 맡은 후엔 언제 어떠한 임무가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임무대기를 하여야 했다.

귀빈항공기 駐機場(주기장)과, 관련 지원요원의 사무실은 보안업무 관련 사항으로 외곽군부대 울타리와 항공기 일반 주기장에 제한구역 울타리가 있으며 귀빈항공기 주기장은 통제구역으로 설정되어 공군 경호경비대가 경계했다.

新기종 귀빈항공기 도입

UH-1N 항공기

1973년 4월에 귀빈항공기 HS-748(#713, #718) 2대가 영국항공기 제작사(호크시들리)에서 도입되었다. 4개월간 시험가동훈련 후 청와대 차지철 경호실장과 공군본부 옥만호 총장 등 VIP 요원이 탑승하여 성능을 평가받고 정상적인 임무 비행을 하게 되었다. 2주 후 귀빈항공기는 박정희 대통령이 탑승하고 김포국제공항에서 대구공항으로 첫 비행을 했다. 대통령께서는 비행기가 좀 작다며 機種(기종)선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공군본부 작전참모부 차장(준장 심재홍)이 보직 해임되고 전역했다. 종전 운영되던 귀빈용 항공기는 국무총리 전용항공기와 공군참모총장 전용항공기로 바뀌었다.

귀빈항공기와 VIP 항공기 정비지원 관리대장을 맡은 나는 서울 김포공항 주변인 공항동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장녀는 대구 처가댁에서 장모님이 보살피기로 하고 아내와 둘째와 같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다.

1974년 1월, 방이 다섯 개 되는 집을 구입하였다. 두 개는 우리 가족이 사용하고 세 개는 전세로 주고 그 돈을 합쳐 집을 샀다. 그해 2월23일 3녀(미란)가 태어났다.

김포공항 기지는 귀빈항공기와 VIP 항공기 주기장이 군사보안상 제한구역과 통제구역으로 설정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노출로 인하여 항공기 관리 보안상 취약점이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서울공군기지(성남)로 부대를 이동하기로 했다.

서울 공군기지는 항공기와 주기장이 은폐되어 항공기 운영과 정비지원이 원활하게 되었다. 항공기 1, 2호기와 헬리콥터 1, 2호기는 콘크리트로 만든 이글루에 격납하게 되어 보안 및 정비지원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1976년 4월에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했다. 직무는 그대로였다. 귀빈 항공기는 출동 2시간 전에 점검을 완료하여야 한다. 항공기 내외부를 점검하고 항공기 탑승시 대통령 좌석을 점검한다. 좌석이 좌우, 상하로 움직임 상태가 이상 없는지 확인하고 대통령 표식 봉황 커버를 의자에 직접 세우고 깨끗한지를 정비지원 관리대장이 직접 확인한다. 이렇게 7년 동안 귀빈항공기와 VIP 항공기를 정비 지원하고 관리했다.

1979년도에 공군대학 고급지휘관 및 참모과정 교육에 입과했다. 교육입과 후 졸업하게 되면 대령으로 진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6개월 동안 새벽 2시 이전에는 취침을 한 적이 없이 오직 최선의 노력으로 공부에 열중했다. 공군대학 고급참모과정 졸업일자는 1979년 10월27일인데 10월26일 대통령 시해사건이 일어나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부대로 복귀하였다. 8년간 모신 대통령께서 逝去(서거)해 서운하고 괴로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