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최고위층 몇몇은 매일 '참고자료'라는 신문을 본다. 이 신문은 한 권의 책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 할 정도로 부피가 있는 출판물이다. 내용은 외국 주요 언론사들의 당일 타전 내용인데 그중 한국 주요 일간지나 인터넷 신문의 一日기사들이 제일 많다. 모든 기사들은 무조건 완역판이고 또 추호의 가감이 없는 全文이다.

소련 10월 혁명 승리 이후부터 생겨난 이른바 'KGB 一日 소식'이 그 元祖인데 공산주의 국가에는 거이 다 이런 형식의 내부 극비 신문이 있다. 중국은 1947년에 이른바 '內部參考消息'(줄인 말로 '內參')을 출판했는데 視力이 나쁜 노인들을 위해서 따로 '大字內參'이란 이름의 활자가 200% 큰 '內參'도 발행하였다. (간부의 급수에 따라 서로 다른 여러 級의 '內參'이 있다) 북한에서는 중국을 따라 배워 1950년대 중반부터 생겨났다.

말과 문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寸鐵殺人'이니 '寸舌殺人'이니 '순창설검(脣槍舌劍)'이란 성어들을 쓴다. 唐나라에 유학갔던 新羅학자 최치원(崔致遠)은 그 當時 농민 폭동 首領인 황소(黃巢)를 향해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이란 성토문(聲討文)을 썼는데 그 글을 읽고 나서 黃巢가 너무 혼이 나고 두려워서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여 곧 죽고 말았다. 당나라 황제는 최치원이 너무 고마워 자금어대(紫金魚袋)를 하사하였다.

고려장군 서희(徐熙)는 혼자 거란군 적진으로 들어가 敵將과 舌戰을 거쳐 거란군을 철수시키고 강동 6주를 찾았다. '삼국연의(三國演義)'를 보면 제갈량이 혼자 孫權의 東吳에 들어가 曹操에게 투항을 준비하고 있는 20여 명의 東吳의 謀士들과 치열한 舌戰을 벌여 蜀과의 연합에 성공했으며 이 연합의 힘으로 曹操를 물리치는 광경이 나온다. 시쳇말로 이른바 '야권연대'인데 야권연대를 위해서 제갈량의 세 치 혀(舌)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말 한 마디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uskind)가 쓴 <깊이에의 강요>라는 단편소설의 주인공은 한 여류 화가인데 그녀의 그림전시회에서 한 평론가가 “당신의 작품은 재능도 보이고 마음에도 와 닿으나 아직 깊이가 부족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때부터 그 여류 화가는 “깊이가 부족하다”’라는 말에 집착하면서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깊이'에 집착한 나머지 출로를 찾지 못한 그녀는 술과 약물로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혹사시켰고 삶에 대한 의욕마저 상실하여 결국 자신의 작품들을 전부 찢어버리고 139m의 높은 빌딩에서 깊이를 알기 위하여 몸을 아래로 던져 자살을 하고 만다. 촌철살인(寸鐵殺人), 즉 한 치의 쇠붙이(바늘)로 사람을 죽인다는 말인데, 날카로운 警句로 상대편의 급소를 찌를 때 이 말을 쓴다. 촌설살인(寸舌殺人)이라는 말도 나올 법하다. 한 마디의 말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에 대한 모든 북한 매체의 막말 모욕과, 공갈 협박, 중상 모략은 당금 시대에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다. 탈북한 북한 노동신문 기자의 말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기자들이 승진하기 위해서 누가 김정은 3부자 우상화 표현을 더 많이 만들어 내는가, 또 누가 남한과 미국을 매도하기 위한 독설과 막말을 그럴듯하게 많이 만들어내는가가 가장 중요한 선별기준이라고 한다.

지금 북한은 혹독한 국제 제재의 전야에 몰려 있다. 그들이 욕설을 할 수 있는 상대는 오로지 우리 박근혜 대통령과 남한 정부뿐이다. 아닌 게 아니라 개성공단 폐쇄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무차별 막말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가. 우리 대변인의 성명내용을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 김정은과 그 일당이다. 그럴진대 우리가 만약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라든가 “일고의 가치가 없다”든가 일언지하 '적반하장'이라든가 “도둑이 매를 든다”가 하는 말로 얼버무린다면 김정은 일당은 우리가 말문이 막혀서 쩔쩔 맨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의 대변인이 “일고의 가치가 없다”라는 식상한 말만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대변인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 해도 우리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고 김정은도 알고 싶어 한다. 반드시 진지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가능한 모든 기회를 이용해 우리의 정부 대변인은 김정은과 舌戰을 벌여야 한다. 대변인의 한 마디 한 마디 말이 김정은의 정곡을 찌르는 寸鐵이 되고 寸舌이 되어야 한다. 김정일이 매일 북한의 '참고자료'를 보면서 이 舌과 鐵을 느끼게 하여야 한다.

지금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대결녀, 배우지 못한 촌닭, 얼간 망둥이, 머저리라고 별별 막말을 다 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아래와 같이 답변하여야 한다.

“우리는 대다수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거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그러나 북한은 썩어빠진 세습왕조다. 북한에 김정은보다 우수한 사람이 많지만 아이큐가 보통 이하인 김정은이가 1인자가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정은이를 세 번째 뚱뚱보라고 하고 세 번째 돼지라고 부른다. 사실 돼지만도 못하다. 돼지는 자기 측근을 일년에 수십 명씩 처형하지 않는다. 김정은의 북한 정권은 몇년 못간다. 김정은은 참수부대에게 빈 라덴처럼 제거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정은은 동선을 조심하여야 한다. 역사의 철퇴가 김정은을 징벌하고야 말 것이다”.

김정은과 측근들은 내부자료를 매일 매일 읽는다. 그와의 舌戰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