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20분경, 기자는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에 위치한 서울 구산동 제6투표소로 갔다.

이 곳은 서울 은평乙 지역구로,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오 의원이 6選을 노리는 곳이다. 그간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초반엔 이재오 후보가 他 후보들에 비해 다소 우세했지만, 정의당 김제남 후보의 중도 사퇴로 야권표가 결집하고 있다고 했다.

야당 후보로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후보, 국민의당 고연호 후보 등이 출마했다. 국민의당은 자체 분석을 통해 高 후보가 이재오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 이 곳에 黨力을 집중했다고 한다.

기자가 투표소에 갔을 땐, 의외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투표를 기다리는 줄에 섰을 때, 내 앞엔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젊고 참신한 사람 뽑아야지. 너희 동네도 그런 사람 있으면 찍어"라며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했다. 그 앞에 서 있던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같이 나온 아내에게 "후보는 ○○○, 비례대표는 ○○○ 찍어. 한 쪽만 몰아주면 재미없잖아"라며 교차투표(후보가 속한 정당과 비례대표 정당을 서로 다르게 투표)를 독려했다.

중장년층 유권자들은 대체로 말이 없거나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았다. 내 뒤에 서 있던 중년 여성 두 명은 서로 잘 아는 사이로 보였다. 그들은 선거나 정치 이야기보다는 다른 주제의 이야기만 나눴다. 그 외의 다른 중년 남성도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투표할 때 놀랐던 건 비례대표 투표용지의 길이였다. 듣도 보도 못한 정당들이 용지에 빼곡히 차 길이가 족히 25~30cm는 되어 보였다. 群小(군소)정당들의 치열한 경쟁이 투표용지에 고스란히 묻어 있는 듯했다. 국민의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다는 건 나쁘지 않지만, 한편으론 낭비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투표소에서 받은 첫 인상은 젊은층이 선거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조직적으로, 때론 半강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있었다(물론 짧은 시간의 경험만으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다). 젊은층의 투표율, 교차투표가 이번 선거의 최대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