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외 일부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푸틴 대통령
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기
정 사실화된 아베 수상의 러시아 방문(5월 6일경?) 以
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러시아 정상 간 상호방
문인 셈인데, 실현된다면, 양국은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서프라이즈'(파격 결정)를 연출할 가능성도 있
다.

러시아가 북방섬 전체(4개) 혹은 일부(1~3개)를 일본
에 반환키로 결정하고 시간스케줄(반환예정시점)을
상호 합의한 후 양국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서프라이즈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러한 '빅 이벤트'의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서
50% 이상 확률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예를 들어, 북방섬 반환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반대
등은 실현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상대적'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전에는 실현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50% 수준까지는 안되더
라도, 이전에 비하면 높아진 상황(최고 50% 확률?)이
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전에는 이것(섬 반환, 평
화 조약)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잘하
면 가능한 일'로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양국간 빅 이벤트가 성립한다고 가정한다면, 외견상
러시아가 일본에게 굽히고 들어오는 모양새가 된다.
한 달 前까지만 해도 러시아 정부는 "북방섬은 러시아
영토다. 북방섬과 평화조약은 별개 문제"라며 북방섬
은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했었다. 하지
만, 12일 러시아 외교부 라브로프 장관은 "북방섬 문
제를 포함한 모든 현안에 대해 일본측과 교섭할 수
있다"고 일부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고, 이
같은 소식을 인터팍스 통신 등이 전했다. 한 달 사이
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러시아가 급히 태도를 바꾸게 된 배경에는, 악화일로
인 러시아 경제사정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림반도 사태로 러시아는 현재 서방측으로부터 경
제 제재를 받고 있다. 때문에, 수출입이 많이 위축되
어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금융기관들
은 서방측 제재로 자금불통이 되어, 최근 러시아 정
부에 구제금융을 잇따라 신청하고 있다. 주요 소득원
이 되는 원유의 가격이 폭락한 것도 러시아에게는
큰 타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루블화 환율은, 2014년 1월
에, 달러당 30루블 내외 수준이었는데, 2016년 1월에
는 달러당 80루블 내외 수준으로까지 폭등(루블화 가
치 폭락)했다. 한국으로 치면, 달러당 1000원 하던
환율이 2년만에 3배 가까운 2600원 수준으로 폭등한
것(원화 가치 폭락)에 해당한다.

2000년대 초반 6~7%의 높은 수준을 기록한 러시아
경제 성장률은 이러한 여파들이 반영되어, 작년에 마
이너스 3.7%로 추락했다. 러시아는 현재 사실상 IMF
상태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경제의 파탄은 곧 푸틴
의 정치기반 붕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現러시
아 정부(푸틴)는, 당장 급하게 획기적 타개책이 필요
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러시
아는, 다름 아닌 '일본'을 돌파구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 북방섬 거래를 통해 일본을 심정적으로 러시아
편으로 끌어들여, 일본의 對러시아 경제제재를 사실
상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일본을 지렛대 삼아 여타
서방국가들의 제재까지 완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까
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서방세계 전체의 경제제재를 피하지는 못해도 최소
한 일본만이라도 러시아 편으로 끌어당겨놓으면, 절
박한 상황에 처한 러시아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러시아가 북방섬을 일본
에게 반환(전부 혹은 일부)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
는 이벤트는, 이면에서(비밀교섭으로) 러시아가 일
본을 향해 제재의 해제 및 나아가 경제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교섭이 실질적 내용을 이루게 될 가
능성이 크다. 쉽게 말해, 겉으로는 '북방섬과, 평화
협정 체결'을 주고 받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북방
섬과, 경제제재 해제(경제지원)'를 주고 받는 것으
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방세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러시아에 대
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일본이 얼마
나 간절하게 북방섬을 열망하는가 여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북방섬에 대한 열망이 크면클수록 일본
은 서방세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
재해제 단행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일본은, 양국간 평화협정 체결을 기
념하는 차원(?)이라는 등의 명분을 내세워 제재 해
제를 합리화하고자 하겠지만, 이렇게 되면 미국 등
서방과 일본 간의 어색한 관계(냉각기)는 일시적으
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북방섬 반환이 이루어지면 그 내용(전부 혹은 3개
이상 반환)에 따라서는, 아베 수상의 일본내 지지
도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집권여
당(자민당)의 정치적 기반 또한 견고해질 것이며,
자연히, 아베 수상의 숙원인 '헌법개정' 작업 또
한 수월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요약하자
면, 러시아의 악화된 경제사정이, 경우에 따라,
일본의 숙원인 북방섬 반환과 헌법개정까지 도
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된다.


https://youtu.be/7mrmKwFE1wY
https://youtu.be/nBy9mXMEhYo
https://youtu.be/0eFAaFF7d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