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와 여당의 경제파탄을 주장하고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선거가 끝나자 서둘러 내놓은 첫 국정과제가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국정교과서 폐기라는 소식이다. 벌써 시작인가 싶어 암담한 심정이다. 국민들이 여소야대를 만든 여망이 이런 것이었던가? 아니면 이것이 대통령이 말한 '배신의 정치'인가?

국민들이 대통령이 오만(?)하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응징했다. 기가 뻗친 야당은 앞으로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등도 거론할 것이다. 개성공단 중단할 때 더불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자신들이 총선에서 이기면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경제가 살아나고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것을 우선 순위에 둬야 할 만큼 가치 있는 사업으로 아는 국민들이 의외로 많다. 이제부터는 여당이 발목잡아야 할 판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김정은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北은 김일성 때부터 적화통일을 위해 무력증강과 남남갈등의 병진(竝進)정책을 써 왔다. 무력증강은 드디어 핵무기를 개발하여 한반도에서 미군을 쫓아내기 위한 마지막 사력을 다하고 있다. 남남갈등은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가까이를 反대한민국 세력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

미군은 절대 한반도 붙박이가 아니다. 김정은의 핵미사일도 심심풀이로 만든 게 아니다. 미군이 철수하고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세우면 남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뿐만 아니라 한국 스스로 투표에 의해 대북굴종 정권이 들어설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은 국민들의 김대중 노무현에 대한 관대함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이번에 그 잔존 세력이 수도권에서 압승한 것으로 재확인한 셈이다. 두려운 일이다.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나라라는 자찬(自讚)은 잘못된 얘기다, 산업화는 분명 이뤘으나 잘못 다뤄 조로(早老)현상을 보이고, 민주화는 길을 잃었다. 제 무덤 제가 파는 것도 민주인가? 정직하고 깨끗하며 애국심 충만한 대통령 보고 오만하다며 기 죽이려 드는 것은 경찰을 불태워 죽이는 만용에서 별로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직 민주시민의 자격이 없다. 법을 무시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민주화 이전에 자신에게 利로운지 害로운지의 분별력부터 길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