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美 해군 간첩사건(주범은 대만계 美 해군장교)에서 미국의 첨단 첩보기인 EP-3E 에어리스II와 P-8A 포세이돈 초계기와 관련된 기밀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美 해군의 기밀 유출자인 대만계 미군 장교.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최신호에서 중국군 잠수함과 함정·항공기를 감시하는 정보자산 관련 정보가 중국에 넘어간 게 사실이라면 “이들 첩보기가 가장 필요한 때 지상에 날개가 묶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 첩보기는 “유사시 미중 양국 사이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 공군기에 잠수함 등 표적물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가령 미 해군은 자신들의 항모전단에 대한 중국 잠수함의 공격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데, 중국 공격용 잠수함을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먼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지를 중국이 안다면 중국 잠수함은 미국의 대잠 무기를 피해 항모를 공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 첩보기는 중국 연안 상공을 따라 비행하면서 중국 레이더 기지에서 나오는 신호와 무선 교신 등 지상에 떠다니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들 정보를 이용해 미국은 중국 레이더 기지 배치 상황과 공격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중국에 넘어간 기밀은 중국이 자국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과거 비견할 만한 美 해군 간첩사건으론, 美蘇 냉전 시대인 1967년부터 1985년까지 거의 20년간 돈이 궁한 해군 하급 장교가 소련에 기밀문서를 넘겨 소련이 美 해군의 암호전문과 잠수함 작전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을 들 수 있다.

또 간첩 사건은 아니지만, 지난 2001년 에어리스가 남중국해 하이난 섬 인근 상공에서 중국군 전투기와 충돌 후 하이난 섬에 비상착륙하는 바람에, 중국이 기체를 미국에 넘겨주기 전에 기체의 정보수집 능력에 관한 정보를 많이 파악했을 것으로 알려졌었다(<연합뉴스> 인용).

기밀 유출 장본인인 에드워드 린 해군 소령은 지난해 9월 체포되기까지 美 해군의 對中 전자정보수집 활동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자리에서 근무했다. 해군 진술서에 따르면 린 소령은 美 해군의 정보수집 활동을 감독하는 해군 순찰과 정찰대 본부에서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진술서에는 특히 린 소령이 비밀정보를 두 차례 빼돌리고 외국에 이득이 될 것으로 보고 해외 정부 대표와 3차례 접촉을 시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해당 국가가 명시돼 있지는 않습니다. 린 소령은 이와 함께 성매매 혐의도 받고 있으며 현재 구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