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2016년 5월 23일 월요일 오후2시 제3차 김수영 비판 연속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의 제목은 <사회를 흔드는 사회참여시, 누가 '김수영’을 이용하나>로 저항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김수영 신화가 만들어낸 문단권력의 실체를 분석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소비하는 세태가 불러오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판이 오갔다.

□ 발제를 맡은 남정욱 교수(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는“김수영의 정체성을 '참여시인’이라고 규정하는 오류는 '시’와 '산문’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서 기인하다. 시에서 인간은 주연이 아니다. 시에서 인간은 꽃과 달팽이와 똑같은 한 표다. 산문에서의 주연은 인간이다. 꽃이나 달이나 강아지풀이 주인공인 소설은 없다. 그들은 사고하거나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의 본질이 이럴진대 참여시 논쟁 자체가 실은 시간 낭비다. 세상에 그런 시는 없다.”고 일갈했다.

□ 이어 남 교수는 “우리는 그를 '참여시인’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수영은 '쉬르레알리즘 계통의 시를 쓴 60년대 시인으로 재치 있는 산문작가’로 평가해야 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쉬르레알리즘은 자동기술법(오토마티즘)으로 쓴 시를 말한다. 즉 두서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상과 이미지를 닥치는 대로 나열한 시를 줄기차게 써 온 것이 시인 김수영”이라고 설명했다.

□ 이어 남 교수는 “쉬르레알리즘 계통의 시인이 어떤 연유로 캐스팅되어 졸지에 한국 문단의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는지는 앞의 두 세미나에서 지겹게 반복했던 이야기들이라 생략한다.  '우상의 가면’이라는 김수영론으로 우상의 허상을 낱낱이 까발린 오세영 교수는 이를 “특수한 평론가 집단이 특수한 목적을 위해서 계획적이고도 장기적으로 그를 우상화시킨 결과다. 그 우상화의 핵심은 김수영의 시가 훌륭하며 대표적인 참여시라는 것, 참여시는 다른 어떤 시보다 훌륭한 것임으로 이 양자를 결합한 김수영의 시는 더욱 훌륭하다는 것 등의 논리로 요약된다.”고 명쾌하게 정리한 바 있다.“고 밝혔다.

□ 남 교수는 “김수영은 이용당했으며 현재도 활용되고 있다. 김수영 덕분에 시가 죽고 산문작가로서의 김수영도 죽었다. 교과서에서 함량미달의 '풀’을 걷어내고 그나마 읽어줄만한 산문을 넣어주는 것, 그것이 김수영이라는 이름에 해괴한 묘비를 세운 자들에 대한 응징이자 김수영을 잘못 묻힌 무덤에서 구해주는 일”이라고 일침했다.

□ 토론을 맡은 신중섭 교수(강원대학교 윤리교육과)는 “'2005년 오세영 교수가 『현대시』에 발표한 “우상의 가면-김수영론”은 '우상화된 김수영론’을 정밀 타격했다. 이제 우리는 '김수영 우상 깨기’에서 오세영을 넘어서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오늘의 관점에서 김수영 다시 읽기’를 시도할 수 있다. 모든 시는 언제나 다시 읽을 수 있는 '텍스트’이기 때문에 누구나 '지금 여기에서’ 그의 시를 읽을 수 있다. '김수영 우상’을 만든 사람들이 70-90년대에 김수영을 그렇게 읽었다면, 오늘 우리는 변화된 오늘의 시대를 반영하여 김수영을 다시 읽을 수 있다. 김수영의 시에 대한 해석은 언제 어디서나 열려 있다.' 고 밝혔다.

□ 토론을 맡은 조우석 문화평론가는 “1980년대 사회과학의 시대란 1970년대 민중문화운동 이후 열렸다는 선후관계를 잊으면 안 된다. 사회과학의 시대를 잉태한 자궁(子宮)이 민중문화운동인데, 문학을 중심으로 미술-연극-영화 등 한 모든 문화에술 장르를 포괄하는 거대한 반체제, 반정부 움직임이다. 이들을 추동하는 힘이 저항과 분노인데, 그걸 토대로'박정희 반대로’를 외쳤다. 그것이 정치민주화이고, 사회정의이자 민족경제의 길이라고 그들은 확신했다.”고 지적했다.

□ 조 평론가는 “김수영이 닦아놓은 분노와 저항의 길에 1970년대의 김지하를 포함한 다수의 작가들이 합류했고 그게 2000년대 초반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비판 작업 없이 전개되어 왔다. 시문학사의 나쁜 피이자 고약한 전통이 분명하다.”고 일침했다. 이어 “시인 김수영의 유명한 말대로 문화는 본디 불온한 것이라서 비판적 상상력을 기본으로 한다. 문제는 그게 도를 넘어 괴물이자 공룡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문제다. 이렇게 병든 문학과 문화계 모두의 심장부에 '거짓 신화’로서의 시인 김수영이 자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첨부자료 : 160523_CFE_자료집_김수영비판3차_사회를 흔드는 사회참여시, 누가 '김수영’을 이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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