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문 장군 탄생 100주년 기념 호국·안보강연회’와 이용문 장군의 평전 《젊은 거인의 초상》(조갑제著) 출판기념회가 나라미래준비모임(대표 변호사 이건개)과 (재)이용문장군선황(善煌)장학재단 주최로 6월16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렸다.

강연회에서 천영우(千英宇) 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중국을 북한 비핵화(非核化)의 가장 핵심적 방해 세력으로 지목하며 국제 제재를 통한 대북(對北) 억지가 실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김정은 체제 종식’을 위한 공격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영우 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나라미래준비모임

千 전 수석은 “북한의 목표는 핵보유국 지위 확보가 아닌 핵보유 용인으로, 北이 ‘핵동결 카드’를 꺼내 6자회담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제제 해제,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면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竝進) 정책은 결국 성공하는 것”이라며 관련국이 북의 정책에 말려들어갈 것을 우려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내놓은 ‘달러 제재’가 북한에 고난의 행군 못지않은 엄혹한 체제 국면을 맞도록 할 것으로 예상되나 낙관하지 말고 우리의 군사적 전략에 대해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도발에 대한 사후응징은 억지가 불가능한 무책임한 전략”이라고 비판하며  킬체인이나 전술핵, 미사일방어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의견을 냈다. 북한이 핵사용 징후를 보일 때 모든 핵미사일을 선제 타격할 수 없으므로 소용없다는 것이다. 

千 전 수석은 “우리가 가진 유일한 군사적 옵션은 핵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첨단 재래식 병력을 북한과 10분 거리에 전진 배치하고 ▲김정은 체제 종식을 위한 북한 내 세력교체 ▲대북 심리전 공작으로 주민들의 (김氏일가에 대한) 신앙심을 약화시켜 신정(神政)체제인 북한 체제 종식시키는 등의 종합적 전략을 구사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북한이 붕괴할 경우 우리 군(軍)의 독자적 북한 안정화 역량 확보가 과제”라며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병력이 최단 시일 내에 북한에 진입, 신속하게 안정화시켜 행정요원들에게 인수인계할 수 있도록 깊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승춘 보훈처장 ⓒ나라미래준비모임

박승춘(朴勝椿) 국가보훈처장은 “남북 대결은 군사적 대결과 비군사적 대결로 나뉜다. 군사적 대결에는 방어적일 수밖에 없으니, 비군사적 대결을 공세적·적극적으로 추진해 북한을 변화시키고 통일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朴 처장은 “우리나라는 국민 갈등과 분열·정치권 이념 갈등 및 대립으로 비군사적 대결에서도 수세적 상황이 지속되고 일관된 통일 정책 추진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사회주의 통일과 자본주의 통일의 기로에 서있는데도 국민들은 무관심하다”며 “사회주의 통일이 된다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모든 재산권, 복지혜택, 신앙·언론·집회의 자유 등 모든 권리가 박탈됨을 의미한다. 자본주의의 성공적 발전으로 거의 모든 국민이 이 권리에 해당되므로 재산권과 자유가 박탈됨을 일깨워주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진영 성우회장 ⓒ나라미래준비모임

김진영(金振永) 성우회 회장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은 시점에서 되짚어 볼 사회지도층의 의무는 병역이행 여부”라며 영국 왕실과 한국전쟁 시 미군 장성 아들의 병역이행 사례와 한국 현 지도층(4급이상 공무원, 대기업 오너 일가)의 병역이행 사항을 비교했다. 金 회장은 “‘무전(無錢)현역’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사회지도층과 그 자제가 사회적 책무를 모범적으로 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남북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고 북한에 핵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진정한 책무가 무엇인가 되짚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개 변호사 ⓒ나라미래준비모임

이용문 장군의 장남인 이건개(李建介) 변호사는 “정권에 따라 ‘안보’를 외치면 정치행위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었다. 어느 정권의 행정부에서 안보강연이 정취행위이므로 하지 말도록 지시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국민의 권리의무인 안보에 대해 강연을 못하게 하는 것은 권리행사 방해’라고 경고하며 모 단체가 전국적으로 안보강연을 진행시키도록 도왔다. 순간적 이익만 추구하고 표를 좇는 데 급급해 안보와 호국을 도외시하는 국민·공무원·국회의원과 ‘대한민국은 내가 지킨다’는 주도세력의 실종, 이것이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버지(李장군) 생전 말씀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온 국민이 의병처럼 일어나 나라를 지키다 죽겠다는 정신력으로, 우리 힘으로 지키는 것이 참된 안보 호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용문(李龍文) 장군은 6·25 전쟁 발발 직후 북한군에 함락된 서울에 남아 남산에 숨어 게릴라전을 전개하며 끝까지 버텼던 유일한 지휘관이다. 1952년 임시수도 부산에서 개헌안 통과를 위한 이승만 대통령의 병력 차출 명령을 군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워 거부했고 이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인한 이임식에서 남긴 말로 유명하다.

“군인은 정치에 개입해선 안 된다. 정치에 이용되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정치를 알아야 한다.” 

1953년 6월 남부지구 경비사령부 지휘관으로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을 지휘하던 중 1953년 6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한국전의 가장 치열한 고지전 중 하나인 수도고지전투의 전공(戰功)을 인정받아 태극무공훈장에 사후(死後) 추서됐다.

이용문 장군 평전(評傳) 《젊은 巨人의 초상》의 저자 조갑제(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는 “1984년 비밀등급이 해제된 미국정부 외교·국방문서 속에서 1952년 임시수도 부산 정치파동 당시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 이승만 제거 계획을 세웠고, 미국 정부 최고위층이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좌절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합동작전에 당시 육군 참모총장 이종찬 중장, 작전국장 이용문 준장, 작전차장 박정희 대령이 직간접으로 관계했다는 기사 취재차 당시 공안부장이었던 이건개 변호사를 만나게 되었다”며 李 변호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월간조선에 실렸던 이 기사가 1988년 軍의 정훈교육을 위한 도서 편찬 요청에 평전으로 발전했고 李 장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재출간됐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나라미래준비모임

趙 대표는 1988년과 현재의 출간시점을 비교했을 때 이용문 장군의 무대였고 박정희의 운명을 바꾼 6·25를 보는 시각이 정리되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45년간의 동서 냉전에서 서방세계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전에서 韓美를 중심으로 한 유엔군이 버틴 덕분이었다. 그 영향으로 대만이 구출되었고 서독의 재무장과 NATO의 강화가 이뤄졌다. 트루먼 대통령은 국방비를 네 배로 늘려 본격적인 대소(對蘇) 군비경쟁을 시작했다. 한민족이 수십억 세계 인류를 위해 피로써 봉사한 것이다. 그 무대 속에 이용문 장군이 있었음을 기억해주어야 한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나라미래준비모임

강연에 앞서 김기춘(金淇春)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격려사를 통해 “이용문 장군은 자유 대한민국이 있게 한 전공(戰功)을 세운 애국 군인의 표상이다. 이건개 변호사는 수도치안 책임자로서, 대검 공안부장으로서 자유에 대한 기본을 확고히 하는 데 젊음과 청춘을 바쳤다. 2代에 걸쳐 기여한 공로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李知映(조갑제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