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아래 글은 일본 유일의 교포 신문 <통일일보(대표 姜昌萬)>가 연재 중인 ‘조총련 패망사’를 <조갑제닷컴>이 번역‧게재한 것입니다.

1945년 10월에 결성된 재일본조선인연맹(朝連) 출범 당시 左翼은 억압받아 온 재일조선인의 울분과 독립 열망을 이용하여 朝連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재일본조선인연맹(조련) 중앙총본부 건물

해방된 민족으로 살기위해 배우고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활상의 필요에서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모국어를 가르치는 재일동포 학교가 만들어지게 됐다. 국어 강습소 형태로 시작된 이 학교의 교육을 조총련은 훗날 ‘민주주의적 민족교육’이라고 불렀다.

교육기관은 朝連(후신은 조총련)이 재일동포 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모든 선전과 세뇌가 ‘민족교육’이라는 미명-명분하에 이뤄졌다 모국어를 배운다는 소박한 기대를 품고 ‘조선학교’에 입학한 순간 학생은 세뇌와 선동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민족’의 이름으로 정당화 됐다.

조총련은 조선학교 교육목적을 ‘전(全) 재일 동포 아이들에게 주체의 세계관이 서서 지-덕-체를 겸비한 진정한 조선인으로서 조국과 민족의 융성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조총련은 결성 10주년 기념행사에서 학생 8000여 명을 동원하여 ‘조국에 바치는 노래’ 공연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전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조총련의 ‘민주주의적 민족교육’은 일본 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배움을 강조했지만, 조선학교 교재와 교육방침은 조선노동당이 지도했다. 결국 일본 사회의 동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김일성 민족화’를 위해 거짓을 가르친 것이다. 민족교육은 머지않아 조총련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하는 근원이 됐다.

조총련은 지금도 세계가 아는 6.25전쟁 발발의 역사적 진상, 즉 스탈린의 꼭두각시였던 김일성이 동족을 대량 학살하는 기습남침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불구대천의 적 美帝가 공화국 북반부에 대한 침략전쟁에 불을 붙였다(1990년 12월 ’총련‘)’, ‘美帝와 그 주구, 남조선 이승만 괴뢰도당이 공화국에 반대하는 침략전쟁을 도발하여 조선인민의 조국 해방 전쟁이 시작됐다(2016년 2월 ’총련 주요 활동 일지‘)고 가르치고 있다.

美 점령군 당국이 일본을 민주화한다는 목표 하에 공산주의자들에게 정치활동을 허용하여 지하로 잠복해 있던 훈련된 左翼으로 하여금 ‘朝連’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패전한 일본에서 공산주의자에게 자유민주 체제를 공격하는 자유를 준 장본인은 공산주의의 본질에 대해 무지했던 스탈린과 동맹을 맺은 美 국무부의 자유주의자들이었다. 

조총련이 창당 35년을 기념해 발간한 편람 ‘총련’에는 “세계 해외 동포 운동사에 빛나는 새로운 장을 장식한 오늘의 영광에 찬 총련을 상상할 수 있는가”라며 자평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김일성도 “총련이 걸어온 자랑스러운 길은 재일 한국인 운동에 주체사상을 훌륭히 구현해온 영광의 35년이며,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애국의 35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일성이 극찬한 것이 바로 조총련의 ‘민족교육체계’였다. 물론 이것은 기만이다. 김일성과 한덕수가 이처럼 장담하고 있을 때 이미 연간 5000명 이상이 조총련을 떠났기 때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