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올해 올림픽에서 대단한 기록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기사 일부를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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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올림픽 개최국과 비교하면 브라질은 매우 특이한 국가다. 브라질은 우선 동·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 중 처음으로 부유한 국가도 아니고 독재국가도 아니다. 또한 브라질은 극심한 경기 침체와 정치적 격동기를 겪고 있다. 개최지인 리우데자네이루는 폭력 사태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올림픽 관중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리우는 엄청난 경기 기록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곳이 아니다. 에티오피아의 알마즈 아야나가 육상 1만 미터에서 세계 신기록을 14초 앞당기는 기록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이 올해 올림픽 대회에서는 매우 흔하지 않을 전망이다. 확신하건대 지난 올림픽 대회와 비교해 올해 세계 신기록 경신은 매우 적을 것이다.

거의 모든 경기가 끝난 수영 종목의 경우 네 개의 기록만이 경신됐다. 이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경신된 기록 수와 같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17개 기록이 경신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기록이 많이 깨진 이유 중 하나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합법이었던 全身(전신) 수영복 때문일 수 있다.

선수들이 리우의 차분한 문화에 적응돼 기록 경신이 적은 것은 아니다. 이는 운동 선수들이 이미 인간 한계에 거의 다다랐기 때문이다. 또한 리우의 지리적 요소와 날씨가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육상 종목이 개최지 장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인간 한계에 대해 먼저 설명해보기로 한다. 2008년 스탠퍼드 대학교의 마크 대니 박사는 한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 1900년부터 단거리와 마라톤을 비롯한 육상 경기의 최고 기록을 조사한 것이다. 대니 박사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달리기 한계는 초속 10.55m다. 100m로 환산할 시 9.48초가 인간의 한계라는 설명이다. 이는 2009년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기록보다 0.11초 빠른 것이다.

여자 마라톤의 경우 인간의 한계는 초속 5.21m다. 42.195km 마라톤을 2시간 15분에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2003년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 선수가 이 기록보다 30초 정도 못 미치는 기록으로 완주한 바 있다.

대니 박사의 연구 이후 8년이 흐른 지금 인간 한계에 큰 변화는 없다. 프랑스 국립스포츠과학 연구소의 제오프루아 베르톨레 연구팀도 대니 박사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베르톨레 박사는 매년 수영과 다른 경기 기록의 상위 10위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투창과 역도의 경우 기록이 오히려 나빠졌다. 1990년 당시 세계기록이 크게 경신됐지만 이후 도핑 스캔들을 거친 뒤 최근 선수들의 기록은 이전 수준으로 추락했다. 베르톨레 박사 역시 새로운 기록이 나오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며 기록이 깨지더라도 매우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리우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곳도 아니다. 리우는 우선 해수면과 같은 높이에 있다. 이는 비치발리볼 선수들에게는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육상 선수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 해발이 낮다는 것은 공기가 더욱 탁하고 저항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이 무산소운동인 단거리, 높이 뛰기, 그리고 각종 던지기 선수들에게 크게 작용한다.

1968년 멕시코시티에서도 올림픽 경기가 열렸다. 멕시코시티는 해발 2240m로 리우와 비교해 공기가 20% 옅다. 이 말은 공기 저항이 20% 적다는 것이다. 1968년 한 해에 나온 100m 단거리 상위 25개 기록 중 8개가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나왔다. 나머지 기록은 해발이 높은 멕시코시티에서 훈련한 선수들이 다른 지역에서 따낸 기록이다. 높이뛰기의 경우 미국의 밥 비먼이 1968년 올림픽에서 세운 8m90이 여전히 올림픽 기록으로 남아 있다.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은 리우의 풍부한 공기를 반길 것이다. 하지만 리우의 아열대성 날씨는 이들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올해 리우의 날씨는 야간에 섭씨 11도까지 내려가는 등 계절에 맞지 않게 선선했지만 낮에는 더워질 전망이다. 이러한 날씨는 관중에게는 좋겠지만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에게는 좋지 않다.

올림픽 최고 기록들을 보면 베를린과 같은 곳에서 많이 나왔다. 베를린의 날씨는 경기 당시 섭씨 10도에서 16도 사이를 오갔다. 이번 주 일요일에 열리는 여자 마라톤 대회나 다음주 대회 역시 온도가 이 정도로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최근 불거진 도핑 스캔들로 인해 각종 불법 약물을 사용하는 선수가 적을 것이다. 또한 올림픽 관계자들이 이를 매우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