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아래 글은 일본 유일의 교포 신문 <통일일보(대표 姜昌萬)>가 연재 중인 ‘재일 한국인의 對종북세력 투쟁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조련’의 결성 경위

1945년 8월15일 해방 일본에는 식민지 시대의 이주-징용자 등 200만명 이상의 조선인들이 있었다. 해방 직후부터 재일교포의 귀국 러시가 시작됐다. 일본 ‘후생성 인양 구호국’에 따르면 1945년 8월~1946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재일동포 94만명이 귀국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일본 패망후 혼란 속에서 재일 동포와 일본인 사이에서 다양한 마찰과 충돌이 빈발했다. 이런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 각지에서 동포유지(同胞有志)에 의해 자치단체가 조직됐다.  
 

재일학도의용군 이봉남 씨의 모습. (좌측인물, 2016년 4월사망)

1945년 8월20일 동경, 스기나미 구에서 ‘재일본조선인대책위원회’가 조직된 것을 비롯, 시부야에서는 ‘재일본조선동포귀국지도위원회’, 칸다 YMCA의 ‘재일본거류조선연맹’ 등 여러 단체가 출현했다. 지방에서도 오사카와 교토, 고베에서 ‘조선인자치단체’, ‘조선인귀국원호회’ 등 전국적으로 300개 이상의 단체가 조직됐다.

대부분의 단체가 동포의 권익보호와 귀국동포의 편의를 도모하는 활동을 했지만 이들 단체간에 정보교환과 협력관계는 희박했다.

이 같은 재일동포 사회의 난립으로 조직의 대동단결의 필요성이 인식되게 되었다. 9월10일 동경의 7단체와 오사카 등 각 지역 대표 60명이 동경 요요기 교회 ‘青莪寮’에 모여 ‘재일본조선인연맹중앙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지방본부 결성이 진행됐다. 그해 10월15일 전국에서 대표 4000명이 도쿄 히비야 공회당에 모여 ‘재일본조선인연맹(조련)’ 등이 결성됐다.

‘조련’의 좌경화에 맞서 결성된 ‘건청’

‘조련’은 애초부터 좌익세력이 주도권을 잡고, 창당대회에서 일본공산당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천해를 최고 고문으로 앉혔다. 훗날 총련의장이 된 한덕수는 가나카와 현 본부위원장이 됐다. 조련의 지도부는 중앙총본부인 “‘조련회관’을 동경 치요다구 다무라초(田村町)에 빌딩을 두고 일본 공산당의 지도 아래 조직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조련’의 좌경화는 결성대회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에 반발하여 반공청년들이 결집했다.

홍현기, 허운룡 등 청년유지들은 그해 11월16일 동경 치요다구 다무라초의 비행회관에서 훗날 민단 조직의 토대가 된 ‘재일조선건국촉진청년동맹(건청)’ 결성을 선언했다. ‘건청’은 ‘조련 내의 공산세력을 제명할 것’을 결의했다.

이 결의에 분노한 ‘조련’ 청년대는 건청이 결성되자 칸다진보쵸 소재의 ‘건청’ 본부를 습격했다. ‘건청’은 격퇴됐지만 다시금 ‘자치대’로 불렸던 100명이 2대의 트럭에서 곡괭이와 죽창 등의 흉기를 들고 덥쳤다. ‘건청’은 권총 등으로 응전했으나 당시 20세의 강원도 출신 청년이 숨지고, 상당수의 부상자가 나왔다. 충돌은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당시 이 습격 사건을 체험한 이봉남 '민단' 중앙본부 상임회장은 “한마디로 사투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 회장의 이마에는 당시 칼에 찔린 흉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