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아래 글은 일본 유일의 교포 신문 <통일일보(대표 姜昌萬)>가 연재 중인 ‘재일 한국인의 對종북세력 투쟁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좌익의 ‘조련’ 주도권 장악

‘조련자치대’의 습격을 받으면서도 반공민족 진영의 청년들은 ‘조련(재일본조선인연맹)’ 창당대회(1945년 10월15일 동경 히비야 공회당)를 준비했다. 그러나 훗날 드러난 조총련 자료에 따르면 좌익은 이미 9월10일 조련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청년 학생들을 청년학생들을 조직하는 등 ‘조련’ 인수공작을 주도적으로 진행시키기고 있었다. 

그리고 10월4일에는 일본공산당원이었던 김천해 등 ‘조선인 정치범’들이 풀려났다.

훗날 ‘건청(조선건국촉진청년동맹)’의 중심이 되는 청년들은 나날이 좌경화됐던 ‘조련’의 움직임을 10월 들어 겨우 파악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반공민족 진영은 ‘조련’ 창당 대회를 맞았지만 때는 이미 늦어 회장에는 좌익계열이 대의원의 과반을 차지했다.

해방 후에 결성된 조선건국촉진청년동맹(1945년 11월)을 모체의 하나로 하여 '재일본조선거류 민단'이 창립됐다/민단 홈페이지

히비야 공회당에서 열린 창당 대회는 누구를 위원장으로 할지 등과 관련하여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16일 이틀째 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좌익이 주도권을 가져가는 상황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련자치대’에 의한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다. 전날부터 그 전조는 이었다. 첫날 대회에서도 이미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을 두려워해 회의장을 나간 사람들도 있었다.

[민단 50년사]에는 좌익 계열의 청년들이 대회 직전에 회장 난입으로 ‘친일파 민족 반역자를 조직에서 내쫓아라’는 문구가 적힌 ‘조선민중신문’을 살포하고 대회에 참여했던 민족계열 지도자를 폭행 감금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당시 대회에 참여했던 이봉남 씨는 ‘조련’ 부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권일 씨가 단상에 앉아 있자 대회장에서 ‘친일파가 왜 여기에 앉아 있느냐’는 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동시에 ‘조련자치대’ 소속의 청년들이 쇠파이프 등으로 권씨를 때려 죽이려 했다. 이 씨를 비롯한 권 씨를 지지했던 반공청년들은 권 씨를 간신히 회당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반공 민족 진영이 배제된 채 대회는 초대위원장에 YMCA에서 활동했던 윤근 부위원장, 일본 공산당원 김정홍, 김민화 등이 선출되어 ‘조련’의 좌경화가 결정됐다.
 
쿠데타로 볼 수 있는 이 사건은 전날 밤 김정홍, 한덕수 등 좌익 계열 인사 20여 명이 이른바 친일파를 ‘조련’에서 축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반공유지들이 조득성 씨를 ‘조련’ 위원장으로 한다는 당초 계획은 힘없이 무너졌다.

반공민족 진영의 탈퇴선언

좌익이 주도권을 가져간 ‘조련’ 지도부 선출이후 반공청년들은 ‘우리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다. 청년들이 따로 모이자’라며 ‘조련’ 탈퇴 선언을 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봉남 씨는 “조득성 씨가 위원장을 하지 못하게 됐고, 사이비 기독교 윤근이 위원장이 됐으니 탈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조련’을 거부한 반공청년들은 이날 이후 ‘조련’에서 ‘친일적 반동분자’로 미운털이 박혀 공격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청년들은 뭔가 무장을 하지 않으면 생명의 위협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 그 후 ‘조련’은 각지에 지방 본부를 설치, 이듬해 1월까지 오키나와를 제외한 모든 일본의 도도부현에 지방본부를 두었다.

지방에서는 동경과 마찬가지로 좌익계열 주도로 대회가 열렸다. 그리고 ‘조련’을 탈퇴한 반공청년들은 11월16일 ‘건청’ 창당대회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계속)
 
번역/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