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폴란드 노동감독원이 올해 폴란드 내 기업 15곳을 방문해 북한 노동자 400여 명에 대한 노동 조건 실태를 감찰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폴란드 국가노동감독원(National Labour Inspectorate)의 야로스와프 레쉬니에프스키 (Jaroslaw Lesniewski) 국장은 최근 바르샤바를 방문한 자유아시아방송 기자와의 단독 회견에서 올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 15곳에 대한 감찰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레쉬니에프스키 국장: 15곳에 대한 감찰(15 inspectional visits)을 시행했는데, 14곳은 마무리 됐고 나머지 한 곳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올해 조사는 불만이 추가로 접수되지 않는 한 북한 노동자 400여 명이 조사 대상이 될 것입니다.

국가노동감독원은 노동시간, 휴식이나 휴일 등의 준수나 노동 허가증에 기록된 것과 다른 일이나 일터에 배치되는 경우, 추가 근무 수당이나 임금을 제때 지불하지 않는지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합니다. 또한 북한 노동자 고용 회사에 대한 이같은 내용의 불만이 접수될 경우 추가 조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레쉬니에프스키 국장은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15번째 조사 대상은 폴란드 내 각 지역에 북한 노동자 1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종 단계에서 이 기업이 고용한 북한 노동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날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가장 많은 인력이 고용된 건설업, 농업, 조선업 등의 분야에 고용된 북한 노동자는 400여 명으로 파악한다는 설명입니다.

레쉬니에프스키 국장:건설업에 가장 많은 180명 이상이 고용돼 있고, 과일과 야채 등을 생산하는 농업 분야에 140여 명, 조선소에 100여 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레쉬니에프스키 국장은 특히 동의학(한의학)과 관련해 폴란드에 취업한 북한 사람도 두 명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레쉬니에프스키 국장은 북한 해외파견노동자 임금의 최대 90퍼센트가 당국에 의해 착취당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등에 유용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노동감독원이 부여 받은 임무 이외의 사항이라며 논평을 피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국가노동감독원의 인력이나 언어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등 한계도 분명히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퇴근 후 어떤 인권 유린에 시달리는지의 여부는 조사 대상이 아니지만, 그들의 거주지가 근무지 안에 있을 경우 북한 노동자들의 숙소도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쉬니에프스키 국장은 고용에 있어 불법적 사실이 밝혀질 경우 국경경비대 등에 통보해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네덜란드의 라이덴아시아센터는 지난 7월 발표한 유럽 내 북한 노동자 강제노역과 관련한 보고서(Slaves to the System: North Korean Forced Labour in the EU, the Polish Case)에서 적어도 32개 기업과 중개업소가 북한 노동자를 폴란드로 송출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폴란드 국가노동감독원은 2010년부터 23차례에 걸친 북한 노동자 377명에 대한 조사에서 77건의 불법적인 고용을 밝혀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