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차악'의 선택은 결국 '악'으로 수렴

영국의 처칠은 나치 독일이 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를 돌파하여 프랑스를 향해서 진격하고 있을 때인 1940년 5월13일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피, 수고(手苦), 눈물, 그리고 땀밖에 드릴 것이 없다(I have nothing to offer but blood, toil, tears, and sweat).”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에게도 이런 말을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차악’의 선택은 결국 惡으로 수렴한다. 하늘이 인간에게 징벌을 내릴 때에는 그 벌을 그대로 받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우리는 지난 10년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현실에 안주하여 분열하고 부패했다. 그러니 벌을 받을 만도 하다.

한국의 보수 세력이 가장 강했을 때는 역설적으로 좌파정권 시절이었다. 더 구체적으로 지목하면 노무현 정권시기였다. 이유는 싸워야 할 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너무 잘 먹고 잘산다는 점이다.

야윈 늑대가 아니라 배부른 돼지가 되어 전의(戰意)를 상실한 채 북한동포를 외면하고 자유통일의 대의와 대한민국의 완성을 외면했다.

최악의 상황이 오히려 약(藥)이 될 수도

배부른 돼지는 죽이던가, 아니면 강제로 체중을 감량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정어리가 가득 담긴 수족관에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정어리들이 잡아먹힐 것 같지만, 오히려 생존을 위해 꾸준히 움직여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면, 미물(微物)조차도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치열한 경쟁 환경이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유리하다는 의미로 ‘메기효과(catfish effect)'라고 한다. 메기효과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례로 몇 년 전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한국진출에 즈음하여 논란이 있었다.

한국 가구 시장 상당부분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그런데 이런 예상과 달리 이케아의 국내 상륙은 국내 가구 업체들이 소비자 기호에 더 귀를 기울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걱정했던 시장 잠식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내 가구 시장에 들어온 이케아는 국내 가구 업체들에게 유익한 자극제로 작용한 메기가 된 셈이다. 오늘날 다수의 기업들이 사원들 간의 경쟁분위기를 유도하여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회사 발전을 꾀하는 것도 일종의 ‘메기효과’이다.

세상의 일이 꼬이고 어수선 해지는 이유

성경의 잠언을 보니 이런 말씀이 있다.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쓰임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16장 4절).” 우리는 지금 어떠한 인간적 노력과 정치공학적 판단, 그리고 방책(方策)과 사술(邪術)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 일이 꼬이고 어수선 해지는 이유가 있다. 상황에 따라 소신(所信)을 저버리고 편법(便法)을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 힘든 때일수록 소신을 갖고 살아야 한다. 원칙을 지키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과정이 있다. 그러나 역사의 최종 승리자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다. 이것이 나라가 바로 되고 온 국민이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