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공산주의자들을 상대로 투쟁해온 이도형 전 한국논단 발행인이 발행하는 월간지 <현상과 진단> 최신호를 보니 ‘우리의 적은 미국과 일본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순간 ‘이제는 너무 年老하셔서 적과 아군도 구분을 못하게 됐구나’ 하면서 호기심에 칼럼의 내용을 천천히 정독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았다.

《태릉에 있는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던 H장군으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그는 재임 시 일본의 방위대학교 검도부와 육사 검도부가 해마다 한번 씩 친선시합을 주관했다. 그런데 육사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일본은 워낙 검도가 센 나라다. 도저히 안 되겠다. 집어치우자는 결론을 내려 ‘친선시합’은 폐지되고 육사 검도부도 없앴다고 한다...(중략)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 싸워야 할 적은 누구인가? 그것은 북한도 아니고 중국도 아니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적은 미국과 일본이다. 세계 최첨단 과학의 나라 미국과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한다.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그들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경쟁하며 싸워야 한다. 당분간은 그들에게 이길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주저앉으면 안 된다. 포기나 좌절은 영원한 패배다.

지고서 큰소리치면 뭐하나. 그것은 진개가 도망치면서 짖는 거나 마찬가지다. 성공은 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칠전팔기 정신이다. 사고 났다고 사고 난 건물을 없애거나 매년 친선시합에서 졌다고 검도부를 없애는 작태는 없어져야 한다. 사고가 났으면 건물을 없앨게 아니라 사고원인을 없애야 한다. 경기에서 졌으면 왜 졌는지 원인분석을 해가며 끈질기게 재도전해야 한다. 그래야 결국 이긴다. 그리고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