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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란 무엇인가? 우리가 우리 자신의 본모습에 대해 커다란 비애를 느끼는 것이다.” (마리 폰 에브너 에센바흐, Marie Von Ebner-Eschenbach)

필자는 <조갑제닷컴>에서 박근혜 前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꽤 많이 썼다. 가장 많이 비판을 했던 영역이 ‘경제민주화’와 ‘親中反日’ 외교였다. 언론의 기능은 독자들에게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감시와 비판을 하는 것이다.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비어천가’를 한다면 그런 사람은 기자가 아니라 ‘박사모’와 같은 특정 정치인 ‘서포터즈’를 하면 될 것이다. 박사모는 2008년 광우병 시위 당시 정치인 박근혜 씨가 “국민의 광우병 걱정, 이유 있다”는 발언을 했을 때, 이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탄핵과정에서 태극기 집회의 한 축이 박사모였는데 머릿속에서 2008년 사건이 겹치면서 기분이 참 묘했다.

다만, 탄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무능한 대통령이지만, 탄핵까지 갈 사안이 아니다’라고 여겼다. 특히 탄핵을 주도하는 세력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 한 뒤에는 더더욱 그랬다(참고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주도세력과 2016년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 주도세력은 같은 세력이다).

그러나 한 번 시동이 걸린 ‘탄핵열차’는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멈출 수 없었다.

‘국민들은 먹고 살기 힘든데, 대통령은 최순실과 작당해서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언론의 선전-선동이 사람들의 뇌수를 파고들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변호사 출신의 혁명가들이 꽤 많다. 프랑스혁명의 로베스피에르는 혁명 전까지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했던 변호사였고, 러시아의 레닌, 그리고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역시 젊은 시절 변호사로 혁명에 뛰어들었다. 넬슨 만델라와 간디 역시 변호사였다.

극소수를 향한 절대다수의 복종은 거의 모든 사회적 구조의 핵심을 이룬다.

다수의 민중은 겉모습만 다수의 형태를 띨 뿐, 그들은 하나하나의 개인이 모여서 이뤄진 전체일 뿐이다. 그러나 권력은 소수일지언정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억압받던 자들이 조직화하게 되면 법은 싸움에서 이긴 자의 편에 선다. 인간은 자신을 억압하려는 자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굴종을 한다. 그러나 자신을 돕고 존중해 주는 사람 앞에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강자로 군림한다.

향후 매우 염려되는 사안은 대통령을 탄핵한 저들의 칼날이 머지않아 국민들로 향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탄핵을 보면서 쾌재를 불렀던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예상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근혜 前 대통령이 그래도 국민에게 해를 끼쳤던 사람은 아니었다는 점을 느끼는 순간이 오면, 세상은 이미 바뀌어 있을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