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의 주민등록초본을 부정발급 받은 경찰 간부 출신 권오한씨가 이를 박근혜 경선후보 陣營진영의 홍윤식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래전부터 외곽에서 박 후보를 도와온 홍씨는 현재 박 후보 진영에서 ‘대외협력위 전문가네트워크 위원장’을 맡고 있다.

권씨는 신용정보업체로 하여금 동사무소에서 이 후보 친·인척 주민등록초본을 떼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는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권씨는 검찰에서 “홍씨 부탁을 받고 주민등록초본을 떼 건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되면 홍씨 역시 같은 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경우 한나라당 경선은 인신 구속이라는 불행한 사태까지 낳을 수도 있다. 홍씨는 “주민등록초본은 내가 부탁한 것이 아니라 권씨가 자발적으로 가져온 것”이라며 “나는 권씨에게 ‘위법 아니냐. 무리하지 말라’고 만류했었다”고 권씨의 진술 내용을 부인했다.

지금 한나라당 경선은 지지율 2위인 박 후보측이 1위인 이 후보측에게 검증 공세를 펴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자체로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격렬한 공방도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 수단과 방법엔 넘지 말아야 할 최후의 선이 있는 법이다. 어떻든 박 후보 진영은 違法위법한 일에 진영 내부 인사가 연루됐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 후보 진영은 정부가 李 후보의 대운하 공약을 공격하기 위한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선거판에 끼어든 정부를 비판하기보다 같은 당 후보 비판에만 몰두하기도 했다.

李 후보 진영도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홍씨가 주민등록초본을 與圈에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상대방에 치명적인 주장을 이렇게 쉽게 하는 것도 선을 넘은 것이다.

박 후보는 홍씨 관련 사실을 전해 듣고 “아무리 외곽조직으로 활동한다지만 이렇게 正道정도를 걷지 않을 수 있느냐. 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느냐”며 “앞으로 정말 정도대로 지켜달라”고 했다 한다. 박 후보 진영 사람들은 이런 박 후보의 뜻을 제대로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