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는 상대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입지를 넓히는 적대적(敵對敵) 공생이 우리 정치를 얼마나 심각하게 좀먹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동아일보 11월7일 사설)

한국 정치가 한 마디로 이토록 후진적인 것이 개탄스럽다는 지적이다. 합성사진과 쇼츠, 배치기를 비롯한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야지'(조롱이란 일본어) 발언 등, 이러한 정치현장의 추한 모습은 F학점이란 핀잔도 있다. 국민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정치판의 저질 현상은 국민들이 우울증을 앓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

그 원인 제공이 수준 낮은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들의 무식하고 야비하며 치졸한 언행에서 비롯되고 있음도 현실이다. 집권세력의 편에 서 있는 앞잡이들이 더 심각하게 설쳐댄다는 세평(世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정치 개망나니들의 '피에로(Pierrot)' 같은 연출 장소가 바로 국회라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신성한 민의(民意)의 전당(殿堂)이 아니라 소 마굿간이나 돼지우리가 되고 '동물국회보다도 못한 최악'이란 언론 보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같은 정치현실에 대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나간 100년과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위해서'라는 동아일보 기명칼럼에서 "정치권력으로 평등 추구 시도는 한계에 봉착한다. 역사의식이 빈곤한 민주당은 正道까지 외면하고 있다. 세계 속의 한국을 제대로 살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태재대학교 염재호 총장은 중앙일보 게재 칼럼에서 "국내정치는 역사에서 미래를 못 읽는다"고 경고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미래학회 회장인 박성희는 조선일보 게재 칼럼에서 "이 땅의 청년들 앞에 길이 안 보인다"며 한탄했다. "월(月) 천(千) 보장에 캄보디아로 떠난 청년들이 누군 한 줌 재로, 누군 피의자로 돌아오는 한국은 실업, 비정규직, 주거비용 등 척박하다. 청년들 앞길 열어 줄 의무와 책임을 버리고 자식에게 부동산, 축의금 준 권력자들에게 세금값 못하는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호통치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국가통치권을 장악한 집단이 국가발전과 국민을 건강하고 명예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 오늘의 잘못을 과거 정권에게 조리돌림하거나 적폐청산이란 미명 아래 자신들의 무능과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집권세력자들의 얄팍한 면피용 감언이설에 국회 다수당이 앞잡이 노릇을 해서도 안된다. 정권은 짧고 국가는 영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국회'란 불명예가 한 발 더 나가면 '짐승국회'가 되고 말 것이다. '동물'은 "생물계의 두 갈래 가운데 하나다. 현재 100만에서 120만 종(種)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짐승'은 날짐승과 길짐승, 물짐승을 통틀어 이르는 명사다. 금수(禽獸)라고도 한다. 몸에 털이 나고 네발을 가진 동물이다. 매우 잔인하고 야만적인 사람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흔히들 '짐승만도 못한 놈'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고 평가한다.

국회가 '동물국회'에서 잘못을 뉘우치고 '사람국회'로 돌아오지 못하고 탈선을 거듭하면, 그때 국회와 국회의원은 '짐승국회', '짐승만도 못한 국회의원x'이라는 오명(汚名)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그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얼토당토 않은 사진합성이나, 쇼츠, 배치기, 야지 같은 뒷골목의 낙서(落書)같은 허접한 짓거리는 하지 말기 바란다. 양아치나 똘마니가 아니라 선량(選良) 소리 듣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