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앞에서 규탄대회, 더민당인 줄 알았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국힘, 대검찰청 앞에서 규탄대회 "국정조사·특검 통해 李 탄핵해야"》

국정조사와 특검. 이 탄핵을 하자면서 왜 대검찰청 앞에서 저러나? 대검찰청이 허가권자인가. 이번의 이른바 ‘검난’은 까막눈인 나에게도 정성호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어 보이고, 더민당의 초점 없는 반격은 대통령을 감싸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대검찰청 앞에 가서 규탄대회를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실 앞이나 더민당 당사 앞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북치고 장구치며 한바탕 난장판을 벌이고 모자라면 거기서 문화제도 열 일이다.

대검찰청을 향한 규탄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그꼴이다. 이러므로 해서 모처럼 국민의 가슴에 지펴진 분노심과 정의감은 식고 만다. 혁명적 열기에 찬물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대검찰청에 대한 항의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거니와 쇠도 뜨거울 때 쳐야 한다. 이때야말로 대 정권 투쟁을 해야 할 때다. 대검찰청을 상대하다가 기회를 허송하면 동력은 떨어지고 보는 국민은 피로감에 빠지고 만다. 국힘당은 상황 파악과 관리, 주도권 장악 능력이 없어 보인다. 더민당 곧 적대자가 하는 것을 여태 보고도 못 배웠단 말인가.

어떻게 보면 대검찰청도 피해자이다. 거기에 가서 규탄대회를 한다니 미쳤냐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대통령실과 더민당 앞에는 가지도 못하면서 만만한 관리들이나 못살게 굴어서야 어떻게 정권을 쥐랴. 오늘 조선일보의 사설,《검사들 반발, 힘으로 누르면 국민 반발로 확대될 것》이 그를 말해 준다.

“대검찰청 검사장급 부장 7명은 10일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이번 파문에 책임이 있는 대검 반부패부장을 제외한 총장 대행의 핵심 참모 전원이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대검 연구관들도 참여했다고 한다.”

국힘당은 피아도 구별하지 못하나? 지금 검사들이 누구에게 따지고 있나? 그런데도 거기에 가서 규탄대회라니? 차라리 국힘당은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아닥하고 있는 게 낫겠다. 그래야 모쪼록 일어난 불길이 제대로 불타올라 태울 것을 태울 것이다. 국힘당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웰빙당이 아닌 투지에 찬 정당으로 바뀌는 듯하더니, 개에게나 주려던 제 버릇을 사흘도 못가 도로 받아 온 모양이다.

사람 중에는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어 주는 게 돕는 것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