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대표 실세 임종석과 조국, 나란히 법의 심판대에 서다


문재인 정부의 최고 실세였던 두 사람,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나란히 법의 심판대에 섰다. 청와대를 장악한 운동권 출신 인사들 중 임종석은 NL계를, 조국은 PD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임 전 실장은 文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적폐청산’ 및 ‘대북관계 업무’를 사실상 주도했다. 조국 전 장관은 ‘사법부 장악’,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을 밀어붙였다. 두 사람 모두 한 때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실세’로 평가받았고, 국정감사장에 나와서는 나란히 야당 의원들을 향해 호통을 쳤으나, 지금은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서울대, 조국 교수 ‘직위해제’ 결정

가족에 대한 혐의를 포함하면 30개가 넘는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서울대에서 ‘직위해제’됐다. 물론 파면, 해임과 같은 ‘징계’는 아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직위해제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징계와는 달리 교수로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행정조치”라며 “정상적인 강의 진행 등이 어려운 상태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직위 해제 결정으로 조국은 무죄 판결이 날 때까지 강담에 설 수 없고 3개월 동안 월급의 50%, 이후에는 월급의 30%만 받게 된다. 서울대는 국립대학법인이지만 교원 징계에 관해서는 사립학교법이 적용된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소속 교수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될 경우 학생 수업권을 위해 직위해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같은 날, 서울대 학생들은 조국에 대한 ‘직위해제’를 넘어 ‘파면’을 촉구했다. 서울대 내에서 조국의 교수직 파면을 촉구해 온 트루스포럼 소속 서울대 재학생들은 직위해제 결정 직후인 29일 오후, 홍기현 서울대 교육부총장을 비공개 면담하고 2만 2천여 명의 서명이 담긴 ‘조 전 장관 파면 촉구 서명 명부’를 전달했다.

김은구 서울대 트루스포럼 대표는 "조 전 장관은 교수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면서 "이미 드러난 거짓말만으로도 교육자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형 비리의 전형을 보여준 조국 교수가 서울대에서 계속 형법을 가르친다면 더 이상 서울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서울대는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고 서울대 법대는 세계에서 가장 우스운 대학이 될 것"이라고 면담 추진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이에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조 전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강력한 의사를 서울대에 전달하기 위해 국민 서명을 진행했다"며 "오늘 서울대 총장실에 이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또 "조 전 장관은 거짓과 위선으로 서울대 교수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이에 서울대 교원 징계 규정 제4조에 따라 조 전 장관을 파면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서울대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사법 절차를 지켜보며 추후 징계 절차에 착수할지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임종석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30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임 전 실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공개로 다녀오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정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검찰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청와대발(發) 첩보생산 및 경찰이첩 과정은 물론, 송철호 울산시장이 단수 공천을 받고 공약을 마련하는 데 청와대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는 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29일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는 청와대가 기획해 경찰을 동원한 ‘부정 선거’로 결론짓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송병기 전 울산 부시장의 업무일지에는 2017년 10월 임 전 실장이 송철호 시장 측과 만나 출마 요청과 함께 공약을 협의한 정황이 담겼다. 임 전 실장은 당시 민주당 내 유력 경선후보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불출마 대가로 공직을 제안하는 등 후보자 매수 의혹도 받고 있다.

수사팀은 당시 청와대 최고위급 자리에 있었던 임 전 실장을 상대로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 후보와 관련한 보고가 최종적으로 어느 선까지 올라갔는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나의 소원은 송 변호사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말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당시 청와대 참모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라면, ‘문 대통령이 선거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느냐’ 여부는 이 수사의 정점이 될 것이다.

‘부정 선거’는 국민의 ‘선거권’을 방해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어느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선거에서의 부정행위는 최고 권력자에 대한 탄핵까지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조국에 이어, 임종석 까지 중대 혐의로 기소된다면, 문재인 정부를 사실상 공동 지휘한 두 실세가 나란히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셈이 된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법의 심판을 맞이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