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요 며칠 행태를 보면 존 볼턴이 정확히 보았구나 감탄하게 된다. 볼턴의 회고록(사건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은 트럼프를 사기꾼, 정상배, 반역자, 인격파탄자로 그리고 있다.

*대통령 자격이 없다. 부동산 업자 식으로 외교를 한다. 언론플레이만 생각한다. 재선 이외엔 관심이 없다. 독재자를 좋아하고 우방국을 싫어한다. 즉흥적이다. 푸틴, 시진핑, 에르도안, 김정은에 대한 분별력도 정의감도 없다. 영국이 핵무장국가라는 사실도 모른다.

1. 트럼프는 작년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날 때 사진 찍고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것밖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런 만남이 북핵 협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하여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재선용 언론플레이에 불과했다는 이야기이다.

2. 싱가포르 회담을 갖는 것 자체가 바보 같은 실수였다. 공부하지 않은 트럼프가 공부 많이 한 김정은에게 당했다. 김정은이 그래서 트럼프와 단독 회담을 원했다. 김정은은 북핵 문제 해결이 안 된 것은 트럼프의 전임자들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북한과 합의가 이뤄지면 상원에서 비준까지 받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폼페오는 "그는 완전한 허풍쟁이"라고 낙서를 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아무 내용도 없는 합의문에 서명한 뒤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하고 핵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선전하곤 만족했다. 언론플레이뿐이었다. 이 회담 前 문재인과 트럼프 통화가 있었는데 같이 듣던 폼페오는 '심장마비에 걸럴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팀은 2019년 2월27일 하노이에서 대책회의를 했는데 대통령은 비건의 초안을 비판하고 세 가지 선택이 있다고 했다. 빅딜, 스몰딜, 결렬. 스몰딜은 대북(對北)제재를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므로 안 되고, 빅딜은 김정은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려 하지 않으므로 어렵고 그렇다면 결렬밖에 없을지 모른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변호인이었던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트럼프는 코언의 증언을 덮을 만한 큰 기사를 만드는 데 ‘결렬’이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듯했다. 그날 밤 트럼프는 텔레비전으로 코언의 증언을 시청하느라 잠을 자지 않았고 28일 아침 회의는 취소되었다.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로 가는 차중(車中)에서 트럼프는 “북한에 ICBM 폐기를 요구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다가 “스몰딜과 결렬 둘 중 어느 것이 더 큰 뉴스가 될 것 같으냐”고 묻기도 했다.

3. 폼페오가 평양을 방문할 때 트럼프는 엘턴 존이 부른 '리틀 로켓 맨' CD에 서명을 하여 선물로 주라고 건넸지만 폼페오는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몇 달 간이나 이 선물 이야기를 해댔다.

4. 트럼프는 근사한 선물을 김정은에게 주려고 했지만 제재대상 품목이라 성사되지 않았다.

5. 트럼프는 인권문제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중국이 신강 위구르 지역에 지은 강제수용소에 대하여 시진핑에게 문제를 제기하기는커녕 계속 짓도록 부추기기도 했다. 홍콩 사태에도 관심이 없고 대만도 소홀히 하며 천안문 학살 30주년 성명도 거부하였다.

6. 그는 모든 정책을 재선을 위한 도구로 본다.

7. 시진핑에게 재선을 도와달라면서 농산물 수입을 늘려달라고 청탁했다. 시진핑의 청탁을 받고 對北제재를 위반한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8. 푸틴, 에르도안, 시진핑, 김정은 같은 독재자들에게 매우 호의적이다. 반면 NATO 등 우방국가들에 혹독하다. "트럼프의 '김정은 감싸기'에 내가 병이 들었다."

9. NATO 철수를 검토했다.

10. 무식하다. 핀란드가 러시아 속국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영국이 핵보유국인 줄 모른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전현직 이름을 착각한다.

11. 푸틴에게 철저히 이용당했다. 푸틴이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과이도를 힐러리 클린턴에게 비교하자 좋아하면서 과이도 지지를 약화시켰다.

12. 트럼프와 문재인은 북핵문제를 자기 나름대로 이용하였는데, 둘 다 정권 강화를 위해서 국민을 속이는 게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