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장 홍준표를 홍준표 '군(君)'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아무래도 결례(缺禮)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홍준표가 전 검사장과 전 법무부장관, 국민의힘 前 비상대책위원장 '한동훈'을 보고 '애'라고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계속 퍼붓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君'은 점잖은 호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君'은 임금 군이다. 비록 王이 되진 못했지만 임금 노릇을 한 '연산군'이나 '광해군'도 있다.
  
  홍준표도 호칭이 많다. 검사, 국회의원, 당대표, 경남도지사. 대구광역시장, 기타 무슨무슨 위원장, 나아가 대통령 후보 등. 이만 하면 흔히들 출세한 사람 축에 들고도 남을 만하다. 출세한 사람들은 그 신분에 상응하는 언행과 처신이 따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다. 존경과 대접을 받지 못한다.
  
  홍준표가 한동훈으로부터 어떤 푸대접과 무시를 당해서 그런지는 알 수는 없다. 다만 지난 총선 이후 국민의힘이 크게 패하고 난 뒤 한동훈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홍준표의 입은 거칠어졌고 흥분하는 상태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국민의힘 당 대표 얘기만 나오면 발정(發情)의 정도가 숨이 거칠어질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혹시 당 대표나 대통령 후보가 될 유력한 경쟁자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가지는 여론도 많다. 한동훈이 홍준표의 유력한 경쟁자로 지목되고 있다 하더라도 홍준표가 한 동훈에게 보이는 신경질적 반응은 이상할 정도다.
  
  홍준표가 한동훈을 '애'라고 폄하하는 것은 지나친 인신 공격이다. 동훈도 세수(歲數)가 50에 들어섰다. 공자(孔子)는 인간 나이 50이면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지천명에 접어든 한동훈을 애라고 무시하고 짓밟는 것은 정치 선배다운 도리가 아니다. 홍준표도 이순(耳順)을 지나 고희(古稀)의 언덕을 넘고 있지 않는가?
  
  정치인에겐 특히 우리 사회의 주도세력이 40~50대란 사실도 무시해선 안 될 인적 자산이 아닌가? 40~50대로부터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도 홍준표는 살아 남을 자신이 있는가? 호칭은 상대적이다. 자신이 상대방으로부터 예우를 받고 싶으면 자신도 상대를 존중해 줄 줄 아는 여유와 도량이 필요한 것 아닌가?
  
  홍준표가 한동훈을 '애' 취급하면 한동훈은 홍준표를 '꼰대' 취급이나 해줄까? 우리 사회의 호칭문화는 다양하다. 대개 직업과 관련된 직급 호칭이 있는가 하면 학식에 걸맞는 선생, 교수 등의 호칭도 있다. 흔해 빠진 사장, 회장도 있고 아무나 보고 형님 형님하는 조폭세계의 잘못된 호칭도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아무렇게나 놀아나는 망나니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구광역시장 홍준표가 아닌 그냥 홍준표 君 소리를 듣고 싶으면 계속 고(go)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