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보고도 맛있는 집 찾아요'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씨, 전국 맛집 2004곳 소개서 펴내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63)씨가 최근 ‘김순경의 별미집 2004’라는 책을 냈다. 책에는 그가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낸 전국의 맛집 2004곳이 소개돼 있다. 2004년판이어서 식당 2004 곳을 소개했다.
그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편중된 기존 음식점 소개서와는 달리 전국 각 지역의 음식점을 두루두루 소개했다”고 말했다. 해가 바뀔 때마다 한 곳씩 더 추가해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음식점 간판과 주인 손 모양만으로도 맛있는 집을 간파해 낼 수 있어요.”

김씨는 음식점에 들어서면 주인의 손 모양부터 살핀다고 했다. “주인과 악수를 하면서 유심히 손을 쳐다보죠. 음식 잘하는 손은 따로 있거든요.”

김씨는 음식점 간판이 빽빽하게 들어선 골목을 지날 때면 ‘감’이 온다고도 했다. 음식점 이름과 간판 디자인에서 주인의 정성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 30년 가량 맛집을 찾아 전국을 누비고 다니면서 터득한 비법이란다.

“식당 주인의 심성이 중요합니다. 마음씨 착한 사람이 만드는 음식은 더 맛있기 마련이죠.” 그는 “식욕이 왕성한 젊은 손님들에게는 밥 한 숟갈이라도 더 얹어주는 집이 음식 솜씨도 좋다”고 했다.

김씨는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근무하던 1975년 언론사태의 여파로 직장을 잃었다. 아침에 집을 나와도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차를 몰고 여행하며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낙을 삼았단다.

그러던중 1984년 편집이사를 맡았던 한 자동차 잡지의 창간호에 음식칼럼을 처음으로 썼고, 반응이 좋자 1990년 초에는 전업 칼럼니스트로 나섰다. 이후 그는 각종 일간지와 월간지 등에 음식 칼럼을 연재했고 1998년과 2000년에는 음식점 소개서를 냈다. 음식문화에 대해 연구하면서 음식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체계적인 글을 쓰는 것이 그의 꿈.

그는 “앞으로도 계속 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싶다”며 “먹는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곽아람 기자 aramu@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