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한국의 통일부 장관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민들을 전원수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할 것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1일 흉악범이라도 탈북민들은 한국 국민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이번 기회에 다시 확립해야 한다는 겁니다.

권 장관은 이날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역대 한국 정부들은 모두 탈북민 전원 수용의 원칙을 지켜왔으나 지난 2019년 11월에 벌어진 탈북민 강제북송 사건만 예외였다고 언급하며 이를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민 전원 수용의 원칙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할 의향이 있냐는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저도 그 부분을 분명하게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윤 대통령께 필요하면 이 원칙을 분명히 하는 기회를 가지시도록 건의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이것(강제북송 사건)이 새로운 기준이 되면 헌법상 통일 추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짚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에 대해 통일부도 입장을 번복하고 과거 원칙으로 되돌아간 셈입니다.

이어 권 장관은 흉악범죄를 저지른 탈북민에 대한 한국 사법당국의 처벌이 어려워 이들을 수용해선 안 된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선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민 가운데 한국 바깥에서의 범죄로 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다”며 “정부는 관련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법, 제도 정비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권 장관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피격 공무원 유족들의 요청사항을 존중해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이 보낸 서한에 재발방지를 위해 국가의 책무를 강화해 나갈 것이란 답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앞서 서해 피격 공무원 이대준 씨의 형인 이래진 씨는 지난달 18일 권 장관에게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강제북송시켜 달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권 장관은 지난달 28일 답신을 통해 “유가족분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권 장관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향후 통일부의 대북정책을 보고했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의) 일체의 무력도발을 불용하겠습니다. 북한의 어떠한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다만 ‘담대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이를 미국과 조율해 대북제의를 추진할 것이란 입장도 밝혔습니다. “상호존중에 기반해 남북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남북 간 정치, 군사적 상황과는 관련 없이 인도적 협력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및 억류자 문제 등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남북 간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차원에서 북한의 언론, 출판, 방송 등의 단계적 개방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북한 내 상황에 대해선 식량, 생필품 수급 상황이 악화됐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지난 2년 간의 국경봉쇄, 차단 위주의 방역 조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 4월 북중 간 화물열차가 잠정적으로 중단되면서 북중 교역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 및 환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권 장관의 설명입니다. 북한의 대외관계에 대해선 북중러 간의 연대가 강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과 미국에 대해선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