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못해 의협(醫協)에 한마디 한다

의협 회장은 말이 모질고 돌격대 같아 보인다. 저러면 윤석열과의 전투에는 이길지 몰라도 국민의 마음은 잃게 된다. 모택동 대장정. 1만 2000Km를 쫓기며 걸었다. 굶주림에도 농민의 보리 하나 뽑아 비벼 먹지 않았고, 추위에도 인민의 실오라기 하나 얻어 쓰지 않았다. 그리하여 인민의 마음을 얻었고 이겼다. 의협도 저러면 좋으련만 정부와 싸우면서 국민을 인질 잡고 환자를 방임했다. 의협 회장은 말이 모질고 돌격대 같아 보인다. 어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2000명 백지화”라 말했다. 정부에 대한 협박인지 자기 다짐인지 모르나 과도하고, 과욕하다. 듣는 내가 다 모멸감에 빠진다. 중국도 자극 말자. 북한도 자극 말자면서 제 나라 정부에는 이래도 되나. 저러면 윤석열과의 전투에는 이길지 몰라도 국민의 마음은 잃게 된다. 길게 저러면 국민에 앞서 의협 내부에서 왕따 될 수 있다. 국민과 환자는 어쩌지 못해 오그리고 지내지만 사정이 바뀌면 정부 편에 서게 돼 있다.

의협 회장은 역대급으로 젊다. 젊은이다운 치기에 저럴지 모르되 지나쳐서 좋을 게 뭐 있나. 전의를 상실한 윤석열에게 항복 요구보다는 퇴로를 내주는 게 낫다. 정치와 의협이 대립한 경우가 더러 있었어도 지금의 의협 회장 같은 강골은 처음 본다. 윤석열 탓이다고 말하겠지만 내 눈에도 의협 회장의 지나침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민 평균 수준이 못 되는 내 눈깔에도 말이다.

윤석열은 이미 투지를 잃었다. 누군가는 다음 대통령을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다다음 대통령을 할 것이다. 정부는 계속된다. 그들에게 윤석열이 무엇을 귀띔하겠는가. 그들도 의사 증원 정책을 들고 나설 것이다. 윤석열을 통한 실패 경험이 쓰디쓰니 윤석열보다 세련된 방법으로 증원책을 쓸 것이다. 그때 국민이 누구 쪽에 서겠나? 약자일수록 약자를 돕는다.

병자가 죽든지 말든지 대통령도 의협도 국민은 안중에 없다. 국민은 양쪽으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러면 누가 먼저 원망당하겠는가. 대통령은 멀고 의사는 가찹다. 말 없는 국민. 조용한 다수. 병약한 환자는 가슴 조이며 하회를 기다린다. 그러나 매양 쪼그리고 앉아 죽어지내지는 않을 것이다. 전공의 파업 통에 아버지를 잃은 아들, 지아비를 잃고 과부가 된 이, 자식의 죽음을 본 어머니, 누이를 잃은 동생의 원한이 누구한테 가서 들이꽂히겠는가. 그들이 성난 산불처럼, 땅을 쪼개는 지진처럼, 요동치고 일어설지 누가 아나. 조선조 반상적서(班常嫡庶)에서도 민란은 일어났다.

천언만어(千言萬語)가 다 무슨 소용인가. 대통령은 국민 받드는 것이 인생 도리이고 의사는 병자 돌보는 것이 인생 도리이다. 대통령도 의사도 도리를 저버렸다. 천인공노할 일이 아니라 하겠나. 극성즉패(極盛則敗)라 했다. 의협은 이쯤에서 힘자랑 그만하고 실리 챙기는 게 수다. 의협은 우리 대한민국 대통령이 의협에 무릎 꿇는 것을 세계에 구경시키고 싶은가. 내 집 개를 내가 때리면 남도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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