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보유세 깎아주지 말고 양도세율은 더 높여야 한다.
자유경쟁시장에서 ‘정상가격’을 훨씬 초과해 남기는 이윤을 ‘지대(地代·rent)’라고 한다. 초과이윤이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남보다 앞선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초과이윤을 향유한다면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이고 대부분의 초과이윤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가령 기업의 투자나 연구개발 같은 정당한 노력을 통하지 않고 손쉽게 정부의 규제 권한을 이용해 독점적 지위에 오르는 것은 반칙이고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규제를 설정하는 행위를 ‘지대추구 행위(rent seeking)’라고 한다. 의사들이 현재 의대 증원 늘리는 걸 막고, 택시 기사들이 과거 ‘타다(TADA)’서비스에 반대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더 질이 나쁜 지대추구 행위는 부패와 관련한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조국당’ 1번 박은정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을 악용해 22억 원을 수임료로 받은 것이 가장 악질적인 최근 사례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양적으로 가장 압도적인 ‘지대’는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집값이다. 아파트는 그대로인데 갑자기 10억 하던 아파트가 20억이 되었다면 100% 초과이윤이고 불로소득이다. 만약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면 이 말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집을 팔 때의 매도가격에서 매수가격을 뺀 차액에서 그동안의 물가상승분 등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은 전부 세금으로 환수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좌파 속칭 빨갱이가 한 말 같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현직 서울대학교 경제학 전공 교수다. 과거 더불더당 국회의원 진모라는 사람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내가 사는 집 주변에 새로 길이 생기고 지하철역이 생겨서 내가 사는 집값이 올랐다면 그건 나의 노력과는 무관한 것인데 그 오른 집값이 전부 개인의 사유재산이 된다면 정의롭지 못하다’
아쉽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중에서 이런 말을 하는 의원은 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한국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보수 여당은 서울 강남의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고 좌파 야당은 지방 사람, 집 없는 사람, 있어도 싼 집에 사는 사람들(그래서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기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인식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총선이 끝나고 유튜브 등 SNS상에는 ‘이제 투기꾼들은 끝장났다’는 식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아니 야당이 이겼다고 투기꾼들이 피를 본다는 것이면 여당이 이겼으면 아파트 투기꾼 세상이 되었을 거란 말인가? 왜 이런 고정관념이 생겼을까? 국민이 늘 현명한 건 아니다. 정유라가 박근혜 딸이라고 믿고 유모차 끌고 촛불집회 나오던 사람들이 한국 유권자들이고, 천안함이 잠수함 충돌로 침몰했다고 믿고, 또 광우병 세월호 괴담에 속아 넘어가던 수준이 한국 유권자들 중 일부의 수준이다. 그렇지만 투표장에 나와 한 표를 행사하는 것도 결국 이들인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누구 말마따나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매년 30만 명씩 주는데 젊은 유권자들에게 계속 보수 세력이 기득권 대변당, 서울 대변당, 부자 대변당처럼 비쳐지는 건 정말 문제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계속해서 선거에서 고전할 것이다. 언제까지 경제 정의, 사회 정의, 분배 정의 이슈를 좌파가 독점하게 놔 둘 건가.
경제 이론에만 집착하지 말고 국민들 눈에 부자감세로 보이거나 투기꾼 도와주는 듯한 인상을 주는 정책은 절대 삼가야 한다.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립 서비스’라도 좀 더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 (여야 합의가 아니라면 먼저 나서서) 취득세, 보유세 깎아주지 말고 양도세율은 더 높여야 한다. 안 그러면 전과4범이나 징역형 확정 판결받은 인간들이 대표로 있는 당(黨)한테도 계속 진다.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안 세우면 계속 힘들다
- 부산386(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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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06, 14:27











